[르포]월셋방 뺀다…"식대 포함 月65만원" 하숙집 열풍

양윤우 기자, 김미루 기자
2023.02.28 06:00
27일 오후 3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정문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숙집/사진=김미루 기자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재개하면서 빈 방이 순식간에 나갔어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정문에서 도보 2분 거리의 하숙집을 15년째 운영 중인 도모씨(77)는 27일 이렇게 말했다. 도씨는 학생들에게 식대 10만원을 포함해 월 65만원을 받는다. 난방비 등 추가로 내야 하는 관리비는 없다. 흑석동의 신축 원룸 평균 월세가 관리비를 포함해 67만~72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 입장에서 적잖은 차이다.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에 다시 하숙집 열풍이 분다. 치솟는 월세와 물가가 코로나19 사태 3년 동안 텅 비었던 하숙집의 돌아온 인기를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서울 흑석동의 15년된 하숙집의 내부. 월 65만원을 내면 아침·점심·저녁 식사가 365일 매일 제공된다. 관리비 없음./사진=에브리타임 캡처

서울 대학가 원룸 월세 '평균 10~30%' 상승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국 중앙대학교 인근 주민 알림판에 하숙생을 모집하는 공고가 붙어 있다/사진=뉴스1

대학가 원룸의 월세는 1년새 급등했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가의 보증금 1000만원 이하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30% 올랐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의 경우 원룸 월세가 평균 69만1000원으로 1년 전(51만7000원)보다 33.7% 올랐다. 한양대 인근 원룸의 월세는 같은 기간 45만6000원에서 57만7000원으로 26.5% 상승했다. 비교적 땅값이 싼 관악구에서도 서울대 인근의 원룸 월세가 이 기간 35만7000원에서 42만3000원으로 18.5% 상승했다.

흑석동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신축 원룸 월세가 지난해보다 4만원 정도 올랐다"며 "코로나19 때는 방이 안 나가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에 들어와서 살았는데 이젠 물가 인상에 학생 수요가 몰리면서 이런 가격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숨만 쉬어도 월 90만원"…원룸 안 산다는 대학생들
슈니하우스 건대 6호점 2인실 /사진제공=슈니하우스

원룸 월세 상승에 밀려난 학생들은 하숙집이나 셰어하우스를 찾는다. 중앙대 후문 인근의 5평대 원룸에서 자취하는 대학교 4학년 서모씨(25)는 지난해까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와 관리비를 포함해 매달 67만원을 내다가 올해부터 월세를 72만원 내기 시작했다.

서씨는 "밥값이 한 달에 30만원 정도 나가는데 월세까지 합하면 숨만 쉬어도 매달 100만원이 나가는 셈"이라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더는 힘들어 하숙집으로 옮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하숙집을 찾는 이들은 방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른다. 중앙대 학생 이모씨(22)는 "기숙사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뒤 학교 근처 원룸을 알아봤더니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5만~50만원인 반지하 하나밖에 안 남았다더라"며 "월세가 너무 높아서 하숙집도 찾아봤지만 이미 모두 찼다"고 토로했다.

하숙집의 대안으로 셰어하우스를 찾는 이들도 있다. 집주인과 한 건물에 살며 끼니를 제공받는 하숙집과 달리 셰어하우스에서는 학생들이 식사를 따로 해결하고 통금 등이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한다는 점이 인기요인이다.

건국대·세종대 등에서 셰어하우스 20개호점을 운영하는 이승재 슈니하우스 대표(33)는 "원룸 월세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셰어하우스를 찾는 수요가 많다"며 "셰어하우스는 여러 사람과 함께 살고 있어서 부모들도 안심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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