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2015년 3월 22일. 새벽 1시20분쯤 인천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 인근 글램핑장 내 텐트에서 불이 나 어린이 3명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이모(37) 씨와 각각 11살, 6살 된 이씨의 두 아들이 숨졌다. 이씨와 절친한 사이였던 중학교 동창 천모(36)씨와 그의 7살 난 아들도 숨졌다.
옆 텐트에 있던 박모(43)씨는 아이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 달려 나온 뒤 불길에 휩싸인 텐트 틈 사이로 어린아이의 모습이 보이자 불붙은 텐트 입구 일부를 손으로 뜯어내고 구조했다. 숨진 이씨의 둘째 아들(8)이었다.
박씨는 "새벽 옆 텐트에 불이 확 번져 뛰어갔는데 나머지는 쓰러져 있었고 어린애 한 명만 서 있어 구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씨의 둘째 아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연기를 마셨고, 이군은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경찰이 확보한 CC(폐쇄회로)TV 판독 결과 이날 불은 오전 2시 9분쯤 시작됐다. 화염이 솟구친 지 불과 2~3분 만에 텐트가 전소됐다.
이날 소방 당국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이날 오전 2시 13분쯤이었다.
불꽃놀이를 보러 나왔다가 화재 현장을 발견한 대학생이 119에 신고했고, 13분 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해당 텐트는 전소된 상태였다. 2m 떨어진 옆 텐트에도 불이 옮겨붙어 일부를 태웠을 정도로 불길이 강해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이날 사고는 새벽 시간 때 이들이 텐트에서 함께 잠을 자던 중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컸다.
관리자의 진술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일찍 텐트로 들어갔고, 이씨와 천씨는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셨다. 이어 잠이 든 상태에서 화재에 노출된 만큼 빠르게 대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소가 잘 되는 소재로 제작된 텐트도 인명피해를 키웠다. 불이 잘 붙지 않거나, 잘 타지 않도록 방염 처리를 하지 않은 인디언 텐트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이 텐트의 출입문이 1m 남짓한 높이의 문 하나뿐인데다 아래에서 위로 말아 올려야 하는 구조인 텐트가 탈출을 어렵게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경찰이 확보한 캠핑장 내 CC(폐쇄회로)TV를 보면, 텐트 안에서 불꽃이 번쩍한 직후 불과 3분여 만에 텐트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불이 난 텐트는 높이 6m, 4평(16㎡) 크기의 '글램핑' 텐트다. 텐트와 취사도구만 가지고 즐기는 야영과 달리 냉장고, TV, 침대, 전기장판, 조명 등 가구와 편의시설이 갖춰진 곳으로, 사고 당시 이 주변에는 텐트 시설 2동이 더 있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감식 결과 텐트 왼쪽 부분의 온돌 전기 패널 리드선과 발열체 부분에서 전기적인 요인으로 발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초 발화점으로 지목된 텐트 바닥에 깐 난방용 전기 패널(장판)은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분한 화재 대비 시설이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화재 현장에서는 소화기 5대 중 2대만 작동했고, 3대는 고장 나 무용지물이었다. 이 때문에 예견된 인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 캠핑장은 관할인 강화군청에 민박업이나 야영장 등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해당 캠핑장은 강화소방서가 민박집·펜션·숙박업소 등을 대상으로 1년에 1~2회 시행해온 화재 대비 정기 안전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점검도 이뤄지지 않았다.
등록 신고를 하지 않은 캠핑장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었다. 2015년 1월 시행된 관광진흥법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캠핑장 등 야영장은 적합한 등록 기준을 갖춰 담당 시·군·구에 신고해야 하나 시행령의 유예기간이 그해 5월 31일까지였다.
그럼에도 강화도 캠핑장 관계자들은 징역형 등 처벌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2단독 박태안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캠핑장 법인이사 김모(54)씨와 대표이사 김모(53·여)씨에 대해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에 벌금 100만원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캠핑장 관리인 김모(47)씨에 대해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해당 캠핑장에 전기용품을 판매한 D씨 등 3명에겐 벌금형을 선고했다.
강화도 캠핑장 화재 사고 이후 야영장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제도가 바뀌었다.
야영장은 허가제로 전환됐고,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글램핑 시설 방염처리 의무화 △야영용 시설 사이 3미터 이상 이격거리 의무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의무 추가 △글램핑·트레일러 내 화목난로 등 사용 금지 등이 포함된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
야영장 내 사고 예방과 피해 보상을 위한 방안도 갖춰졌다. 기존에는 야영장 사업자에게만 연 1회의 안전교육 참여 의무가 적용됐으나 사업자 외의 관리 요원에게도 안전교육 참여 의무사항이 확대 적용되도록 했다. 문체부는 업계의 준비시간을 고려해 2년 이하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현장에 적용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