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기상이변의 일상화

구경민 기자
2023.05.09 03:00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AFP=뉴스1) 권영미 기자 = 3월23일 스페인의 가뭄으로 말라가 지역 한 저수지 물이 말라붙어 물고기가 죽어 있는 모습.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시아가 기록적인 폭염에 들끓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6일 섭씨 44도를 돌파했다. 이는 이전 최고 기온이었던 북중부 하띤성에서 2019년 4월20일 섭씨 43.4도를 넘어선 수치다.

앞서 지난달 태국의 일부 지역에선 체감온도가 54도에 달했다. 방글라데시도 지난달 16일 40.6도로 치솟으며 1965년 이래 최고 기온을 찍었다.

라오스도 지난달 17일 북부 도시인 루앙프라방이 42.7도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같은날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의 도시 칼레와도 이날 기온이 44도에 이르렀다. 인도·파키스탄·네팔·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에서도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서도 기상이변으로 토네이도가 발생해 큰 피해가 났다. 같은달 LA에서는 130년 만에 강우량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4배가 높은 가장 강력한 온난화 추세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서울에서 벚꽃 개화를 관측하기 시작한 1922년 이후 두 번 째로 빠른 개화를 맞으며 사상 처음으로 3월에 벚꽃축제가 열렸다.

또 해수면 온도가 2℃ 이상 높아지는 역대급 '슈퍼엘니노'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엘리뇨가 시작되면 우리나라는 7,8월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는 많이 내리고, 기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겨울철엔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은 많았다.

실제로 강한 엘리뇨가 발생했던 2015년 11월엔 보름 가까이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번 엘니뇨로 지구 온도가 더 올라가고 이 영향으로 내년이 가장 뜨거운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온도 변화는 모두 지구 온난화에서 시작된 것이다.

실제 2022년의 지구 온도는 19세기 말보다 1.1도 높다. 지구 온도가 1도만 올라가도 가뭄과 홍수, 혹한, 해수면 상승 같은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지구 온난화에 손 놓고 있는 사이, 우리는 지구 온난화 가속에 따른 기상이변을 일상처럼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폭우와 열대성 폭풍,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는 심각한 가뭄과 같은 지구 온난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점점 더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상을 지나쳐선 안된다. 기후위기는 인류의 존립(存立)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가 지금처럼 방치되면 바다 생물 종(種)이 앞으로 300년 안에 과거 5차례 대멸종 때처럼 사라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인데, 아직 국제사회의 대응속도도 더딘 편이다. 각국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면서 자구온난화는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에서처럼 지구는 현재 사는 사람들에게 미래를 결정하는 큰 권한을 부여한 중요한 순간에 있다. 더 늦기전에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들을 비롯한 우리 개개인의 인식과 대처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을 맞이할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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