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살이 유영철 "성인물 센스있게 부탁"…교도관과 은밀한 거래[뉴스속오늘]

채태병 기자
2024.12.10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스무 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모습. /사진=뉴시스

10년 전인 2014년 12월 10일 스무 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아 수감된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교도관 도움으로 성인물 등을 구치소 안에 몰래 반입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연쇄살인 범죄를 저지른 유영철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사회와 격리됐다. 유영철은 수감 생활 중 성인물 등 반입 금지 물품을 구치소 안으로 들여오기 위해 교도관 A씨를 포섭했다.

유영철은 재소자들의 물품 구매를 대행하는 업체에 편지를 보내 성인용 화보와 소설, 일본 만화 등을 주문했다. 그는 이 물품들을 자신이 포섭한 교도관 A씨 앞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교도관 이름이 수령인으로 적힌 물품들은 방해 없이 구치소 안에 들어왔고, 교도관 A씨는 이들 물품을 몰래 유영철에게 전달했다. 구치소 수감자 가운데 유영철만 유일하게 규정에서 벗어나 절대 받아볼 수 없는 물건들을 건네받는 특혜를 누린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법무부 조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유영철에게 성인물 등을 전달한 교도관 A씨는 당시 KBS와의 인터뷰에서 "책 같은 것을 2~3번 대신 받아준 적이 있다"며 "규정상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서울구치소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유영철과 교도관 A씨에 대해 각각 징벌과 징계 조처했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에 나섰는지 공개하진 않았다.

"받는 사람은 꼭 서울구치소 ○○님 앞으로"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사진=SBS 공식 유튜브 채널 '달리'

유영철과 교도관 A씨의 성인물 구치소 반입 사건 관련, KBS 측은 물품 구매 대행 업체에 유영철이 보냈던 편지를 입수해 그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편지에 따르면 유영철은 업체에 물품 수령인을 교도관 A씨로 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유영철은 편지에서 "○○은행 계좌로 47만원 송금했으니 확인 후 수고 좀 해 달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주의할 점은 받는 사람을 '서울구치소 ○○님(A씨) 앞'으로 꼭 적어 달라"며 "택배 뜯었을 때 바로 보이게 A4 용지에 '유영철에게 부탁합니다' 메모도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유영철은 성인물을 들키지 않고 반입하는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다. 그는 편지로 "만화와 소설은 개별 비닐 포장해 주시고 (성인용) 화보는 수위가 낮으면 그냥, 수위가 높으면 한 장씩 요령껏 주간지 사이사이 표 안 나게 좀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일본 만화 프린트는 따로 보내지 마시고 박스 안에 성인 소설과 함께 넣어 달라"며 "번거롭겠으나 (저는) 양보다 질을 선호하니 (그에 맞춰) 센스 있는 작업을 부탁드리며 서비스로 다른 것도 끼워 주시면 땡큐~^^"라고 적었다.

논란 후 소지품 검사서 "난동 부려" 주장 나와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사진=SBS 공식 유튜브 채널 '달리'

유영철이 구치소에 성인물 등을 몰래 반입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교정 당국은 유영철을 대상으로 소지품 검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유영철이 난동을 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언론들은 "유영철의 불법 물품 반입 논란 후 서울구치소는 유영철에 대한 소지품 검사에 나섰다"며 "교도관 3명이 유영철 수용실을 수색하려는 순간, 갑자기 유영철이 교도관 한 명의 멱살을 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나머지 두 명의 교도관이 유영철을 제압했지만, 그는 계속해 소리를 질렀다"며 "유영철은 '난 이미 끝난 사람이니 건들지 말라'며 교도관들에게 폭언했다"고 부연했다. 유영철은 앞서 2011년에도 "나 싸이코인 거 모르냐"며 교도관의 목을 조르며 난동을 부렸다가 제압당해 독방에 끌려간 바 있다.

법무부는 유영철의 소지품 검사 중 난동 사실에 대해선 부인했다.

2005년 6월 사형 판결이 최종 확정된 유영철은 사형 미결수로 분류, 현재까지 수감돼 있다. 유영철은 서울구치소에 있다가 여러 차례 사고를 쳐 대구교도소에 이감됐으나 지난해 9월 다시 서울구치소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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