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19일 새벽 2시59분쯤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가운데 구속된 첫 사례로 남게 됐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체포된 기간을 포함해 최장 20일 동안 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게 된다.
전날 윤 대통령은 서울서부지법에 직접 출석해 4시간50분 간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윤 대통령 법률 대리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4시35분부터 5시15분까지 40분 동안 직접 발언했다.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 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심문 종료 직전에도 5분간 최후변론을 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영장실질심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영장실질심사 당일 서울구치소를 찾은 변호인단의 권유를 받아들여 출석으로 입장을 바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윤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닌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의 정치활동까지 금지하는 불법적인 계엄 포고령을 발령해 군·경을 통해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는 등 헌법기관의 정상적 기능을 마비시키려 폭동을 일으켰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계엄 이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수사 불응 등에 비춰볼 때 윤 대통령이 "전형적인 확신범"으로 탄핵 심판이 기각되면 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재범 우려가 있다는 내용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와 관련, 영장 심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 요구가 있자마자 군을 바로 철수했고, 추가 계엄을 할 거라면 군을 철수시킬 리가 없는데 말이 안 되는 주장"(윤갑근 변호사)이라고 말하는 등 영장 심사에서도 재범 우려를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 발부에 따른 구속 기간은 최장 20일로 다음 달 초까지다. 이후 검찰이 구속 기소하면 1심에서 6개월, 2심에서 8개월씩 구속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