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굉음 내며 천장 '와르르'→11명 깔렸다…'빨리빨리'에 대참사 날 뻔 [뉴스속오늘]

이재윤 기자
2025.02.11 06:00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 붕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5.2.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천장 붕괴 2시간 만에 생존자 11명 구조 완료'

2015년 2월 11일 오후 7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사당종합체육관' 천장 붕괴 현장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공사 중 천장이 무너지면서 매몰된 11명의 건설 근로자들이 구조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아찔한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지만, 천운이 깃든 날이었다. 준공을 앞두고 구조 검토를 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진행한 공사가 문제였다.

설날 명절 연휴(2월 18~20일)를 앞둔 평범한 수요일이었다. 한 주만 지나면 명절 연휴가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이날 대한민국에서는 대형 사고 두 건이 연달아 터졌다. 같은 날 오전 9시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상부 서울 방면 도로에서 106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다쳤다. 짙은 안개와 도로 표면의 얇은 얼음층인 블랙아이스가 사고 원인이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50분쯤, 사당종합체육관 천장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 동안 큰 사고가 두 건이나 연이어 발생하면서 설날 명절 분위기는 사라졌다. 당일 저녁 뉴스에서는 교통사고와 붕괴 사고가 잇따라 보도됐다. 당초 이 건물은 2013년 6월 공사를 시작해 2015년 하반기 준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준공을 앞두고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 붕괴현장 자료사진./ 사진=뉴스1

사고 현장은 참담했다. 지상 2층 높이의 지붕 일부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것이다. 46m짜리 거푸집 철골 구조물의 가운데가 빨려들어가듯 붕괴했다. 최상층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과 1층에서 다른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모두 매몰됐다. 현장에서 파악된 사고 인원은 11명이었다. 붕괴 현장에 있던 다른 작업자들은 다행히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

추정되는 추락 높이는 약 15m. 건설 현장의 철근과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건설 작업자는 "천둥이 치는 소리 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초 신고자인 박모 씨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은 "30~40초 가량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진동을 느꼈다"며 "브이(V)자 모양으로 내려앉았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와 경찰 등 300여 명이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무너진 철골과 자재를 걷어내며 인부들을 찾기 위해 소리쳤다.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몰된 작업자 한 명이 구조됐다. 이후 2시간 만에 11명을 모두 구조했고,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골절, 타박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위독한 사람은 없었다.

이 사고는 다양한 원인이 겹친 '인재'였다. 하부를 지탱하던 철제 지지대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작업이 진행됐다. 천장에 레미콘을 붓기 전에 구조 검토가 이뤄졌어야 했으나 이를 허투루 한 것이었다. 당시 한파로 작업이 지연됐는데, 준공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설계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설계도에 표시된 수평재를 일부 설치하지 않았고, 구조물 간 배치 간격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부족했다. 게다가 공사비 수억 원을 횡령한 정황도 경찰에 의해 포착됐다. 경찰이 A시공사의 회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치구 공무원들과의 유착 관계가 의심되는 단서가 발견됐다. 재판 결과,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현장 소장 이모 씨 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당종합체육관은 다시 공사를 시작해 2016년 12월 완공됐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년 10개월 만이었다. 이듬해 사용 승인을 받고 2017년 4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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