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노보드 국가대표 최가온(17)이 대한민국 설상 종목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최가온은 미안함과 감사를 담아 아버지에게 가장 먼저 금메달을 걸어줬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얻어 우승했다.
최가온은 경기 도중 넘어지면서 다리 부상을 당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2008년 11월생인 최가온은 클로이 김(미국)이 2018년 평창 대회 때 세운 이 종목 최연소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까지 경신(17세 3개월)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최가온은 취재진으로부터 시상대에서 내려와 누구에게 금메달을 걸어준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시상이 끝난 뒤 최가온은 다리를 절뚝이며 누군가를 찾는 듯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최가온은 한 사람을 발견하고 황급히 걸어가 그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다. 금메달을 받은 이는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취재진이 "메달을 어머니에게 걸어준 것이냐"고 묻자, 최가온은 "아빠한테 먼저 걸어주고 그 다음에 코치한테 걸어줬다"고 답했다. 아버지가 무슨 말을 했냐는 물음에, 최가온은 "아빠가 울었어요"라고 말했다.
최가온은 "아빠한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제 짜증을 다 받아주면서 기술적인 부분까지 정말 많이 지도해 주셨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최가온은 부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차 시기에 너무 세게 넘어지면서 충격이 컸다"며 "경기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고, 2차와 3차 시기에서도 제대로 착지할 수 있을지 몰라 긴장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솔직히 처음엔 못 걷겠더라"며 "다리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이거 안 되겠다' 싶었는데, 막상 걷기 시작해 보니까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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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에도 절뚝이는 모습을 보였던 최가온은 "지금도 아픈데 통증을 참고 걸을 수 있을 정도"라며 "무릎에 피멍이 들어서 보드 탈 때마다 힘이 안 들어갔는데 그냥 이 악물고 끝까지 버텼다"고 설명했다.
최가온은 한국에서 응원해 준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친구들이 밤새 잠도 안 자고 깨어 있었다"며 "잠깐 단체로 영상 통화를 했는데 다들 울고 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한국에 들어가 밥 사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