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자유형(징역·금고)을 선고받고도 형 집행이 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이 있다. '자유형 미집행자'(이하 미집자)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미집자는 애초에 자신의 형사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채 형이 확정돼 그대로 잠적 및 도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선고가 나는 날 잠적해 버리기도 한다. 징역형이 선고날 것으로 예상되니 미리 선수를 치는 것이다.
형을 선고하는 것은 법원의 몫이지만 그 형을 집행하는 것은 검찰의 몫이다. 이에 검찰은 미집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각 지역 검찰청별로 검거팀을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미집자들은 범죄 전력이 많은 이들이어서 제 때 검거를 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추가 범죄 피해를 입힐 우려가 크다. 미집자는 검찰의 검거에도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6155명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미집자는 거리를 활보한다는 측면에서 탈옥수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탈옥수는 체포나 구금된 이후에 도주하는 경우다. 현행법상 도주죄는 1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 특수 수용설비 또는 기구를 손괴하거나 사람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거나 2명 이상 합동해 도주하는 경우 특수도주라고 형벌이 7년 이하로 강해진다.
검거 주체도 다르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만약 탈옥수가 발생하면 72시간 내에는 교정본부에서 검거하고 이후엔 경찰로 역할이 넘어가 영장 청구 등이 가능해진다. 반면 미집자의 검거 주체는 검찰이다.
1999년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이후로 탈옥수는 없다. 사실상 형이 확정됐지만 거리를 활보하는 범죄자는 형을 시작하지도 않고 도망친 미집자가 전부인 셈이다.
거리를 활보하는 범죄자인 미집자에 의한 추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미집자 수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상경 서울중앙지검 검거팀장은 "피고인이 계속해서 재판에 불출석하는 상황에서 선고가 나면 그 피고인이 미집자가 되는 것"이라며 "형을 회피한 채 도주할 경우 가중처벌을 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