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권 의원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품을 공여했다는 진술의 신빙성이 영장 발부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1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지원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2~3월쯤 경기 가평 통일교 본부와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거주지를 두 차례 방문해 금품이 든 쇼핑백을 받아갔다는 혐의도 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통일교가 교단 현안 해결을 위해 권 의원과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조직적 금품 로비를 벌였다고 의심한다. 로비의 대가는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ODA 지원 △UN 제5본부의 한국 유치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통일교 국제행사에 정부 고위인사 참석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과 정황증거로 권 의원 혐의 소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본부장 일기장의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 메모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이자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이었던 이모 씨 휴대폰에 저장된 현금 사진(권 의원 면담 직전 촬영)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고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증거인멸 우려 역시 강조할 계획이다. 국회에 제출된 권 의원의 체포동의 요구서에는 '공범 수사 개시 직후 권 의원이 휴대폰을 교체하고 차명폰으로 관련자들과 연락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 보좌진이 통일교 관계자와 접촉해 수사 상황을 알아보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한다.
법조계의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 법조인은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증거인멸 시도 정황까지 인정되면 발부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권 의원이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건의 중대성이 크다고 여겨질 수 있다.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증거인멸에 엄격한 성향'을 가진 것도 구속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남 부장판사는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재구속을 결정했다.
반면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공안 사건에 정통한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 심사의 핵심은 공여자 측 진술의 신빙성이다. 대가성 입증은 본래 어렵고 과거 관련 사건 판례만 봐도 진술만으로는 유죄 입증이 쉽지 않았다"며 "사진·영상·녹취 등 직접증거나 권 의원이 현금을 본인 계좌에 입금한 금융흔적이 없으면 유죄를 받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연루돼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있다. 1심 법원은 중간 전달자 윤모씨의 증언을 신뢰해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이후 2심과 대법원은 "진술 내용이 추상적이고 일부 일관되지 않으며 객관적 사실과 배치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권 의원은 통일교 인사들과 만남이나 예법 차원의 행위는 있었지만 어떠한 금품도 받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