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항공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만으로 100만원을 넘게 내야 해 항공권 가격 구조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유류할증료 급등의 핵심 원인은 국제유가 상승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항공유(MOPS)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최근 중동 지역 군사 충돌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적용 기준 단계가 한 번에 큰 폭으로 뛰었다. 항공사들은 전전달 16일부터 전달 15일까지 MOPS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유류할증료를 책정하는데 유가 급등으로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류할증료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점이다. 통상 유류할증료는 단계별로 점진적으로 조정되지만 이번에는 한달새 15단계가 오르며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기록했던 종전 최고 기록인 22단계보다도 11단계 높은 수치다. 당시보다 빠른 상승 속도로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면서 항공사와 소비자 모두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여행객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한항공(25,200원 ▲400 +1.61%) 장거리 노선을 기준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만 왕복 100만원을 넘어서면서 항공권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일부 프로모션 항공권의 경우 기본 운임보다 유류할증료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단거리 노선이나 대체 여행지로 관련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사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에 도달했지만 실제 항공유 가격은 이를 초과하는 수준까지 올라 추가 비용을 자체적으로 떠안아야 해서다.
일단 항공사들은 비용 절감과 연료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연간 유류 소요량의 일부를 대상으로 유가 헤지 계약을 체결해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거나 해외 공항별 급유 단가 차이를 활용한 탱커링 전략과 경제 운항 원칙을 강화해 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려운 만큼 고유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류할증료 상승이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다시 수요 둔화로 연결되는 흐름이 형성될 경우 항공업계 업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MOPS 평균 가격이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갤런당 470센트를 상회하고 있어 높은 유류할증료 징수에도 재무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여행심리 위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업계 차원의 자구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대책마련을 통한 적시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