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을 임신 중 복용하면 자폐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히면서 타이레놀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국내에서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단일제 및 복합제로 허가받은 제품은 1000여개에 달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타이레놀은 임신부가 복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의약품으로 임신부의 통증과 발열 치료에 폭넓게 처방해 왔습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진 임신부 타이레놀 복용이 오히려 자폐아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표는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 주가는 16% 넘게 급락했고 소비자들 불안도 커지고 있는데요.
한때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타이레놀 복용 관련 질문과 불안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런 주장을 전적으로 믿기보다 신중하게 지켜보자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타이레놀을 먹지 말라고 발표하면서도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웃 나라 쿠바를 예로 들며 '타이레놀이 비싸 구하기 어려운 쿠바에선 자폐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을 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그의 대선 구호 중 하나인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해석됩니다. 발표 역시 대표적인 '백신 회의론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주도로 이뤄졌죠.
앞서 케네디 장관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자폐증을 유발하는 '환경 독소'를 찾겠다면서 9월까지 연구를 마무리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약물을 그 원인으로 지목한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다국적 제약회사가 미국인들에게 약을 비싼 값에 팔고 있다면서 이들과 전쟁을 선포했는데, 타이레놀은 그 표적이 된 회사 중 한 곳인 존슨앤존슨이 만든 약입니다.
타이레놀과 자폐증 사이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미 식품의약국(FDA)은 '임신부가 복용 시 자폐아 출산 위험이 있다'는 내용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의 라벨을 바꾸고 관련 안내문을 의사들에게 배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향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함유하는 제제의 제조·수입업체들에 미국 정부의 타이레놀 관련 발표에 대한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이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은 임신 초기 고열은 태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게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용량을 지켜 복용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