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생 캄보디아 납치 살해 사건 등 한국인 범죄 피해가 잇따르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를 향한 불안감이 커진다. 이에 따라 11월부터 성수기를 맞는 동남아 관광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1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들로 동남아 국가들의 치안 상황을 묻는 관광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전문 여행사 관계자 A씨는 "지난 12일에는 한 고객이 '(납치 관련) 뉴스를 보고 연락했다'며 걱정해서 관광 외 개인 움직임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또 "11~12월이 성수기라 보통 지금부터 조금씩 예약이 들어와야 하는데 현재까지 예약이 전무하다"며 "원래 2~3건 정도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손님은 '공항 픽업 택시 기사는 한국인이냐'라고 묻더라. 고객 입장에서는 '캄보디아 기사가 납치하면 어떡하지' 이렇게 생각하니 회사 내부에서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동·서남아시아 국가 전문 여행사 관계자 B씨는 "실제로 취소되거나 문의 들어온 건 없다"라면서도 "다만 9월 네팔 시위가 한 번 크게 났을 때 우려 문의 및 취소 고객들이 상당수 나왔다. 사람들의 심리가 위축되기에 (이번에도) 예약한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들어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 C씨는 "오히려 저희가 고객님들한테 '지금 이런 (캄보디아 납치) 이슈가 있는데 괜찮겠냐'라고 묻고 있다"며 "다만 일부 고령의 고객들은 지금 피해자들이 다 젊은층이다 보니 '우리는 가봐야 잡히고 그럴 일은 없다'라며 넘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태국과 분쟁 이슈가 겹치면서 캄보디아 여행 예약 건수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C씨는 "대부분 피해자가 자유여행으로 가는 젊은 분들인데 현재 자유여행 상품 문의가 아예 없는 상태"라며 "원래 이 시기에도 자유여행 (수요가) 있었는데 하도 이슈가 이어지니 올해, 특히 지금은 전혀 없다. 현지 가이드들도 왜 손님 없냐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슈가 오래갈 것 같다"며 "당장 (동남아 여행) 성수기인 11월이 다가오는데 지금부터 그러니 걱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시적으로는 캄보디아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며 "불가피한 비즈니스 차원 혹은 친지를 만나러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험 요소가 해소가 된 상태에서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보다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나는 안전하겠지'라는 논리 구조는 위험하다.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그 지역 자체를 가지 않는 게 가장 현명하다"며 "정부는 여행 경보 기준을 보수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형사사법 공조에 그치지 말고 대사 임명 등 신속한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대한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여행자제)에서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감금 피해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지역 방문을 계획하고 계신 우리 국민들께서는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