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혁보다 빠른 인구절벽

[기자수첩] 개혁보다 빠른 인구절벽

정한결 기자
2026.02.13 05:00

[the300]

"인구절벽 시대가 왔기에 세가지(지휘·부대·전력구조 개편) 세트를 하루가 멀다하고 체크하는 과정입니다."

지난 4일 국방개혁 세미나에서 안규백 국방장관이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우리 군의 병력 부족 문제는 이미 심각한 현실이 됐다. 지난 2020년 65만명이던 군 병력은 지난해 45만명대로 급감했다. 정원 대비 인력 운영률은 90% 초반까지 떨어졌다.

병력 부족에 따른 현장의 위기감은 단순히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전방에서조차 체감상 기존 대비 70~80%의 인력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후방은 더 심각하다고 한다.

지난 2024년 현역판정 기준을 상향한 것도 미봉책이 됐다. 복무에 부적합한 병력이 늘면서 관리·지도 업무 피로감이 상당하다. 한 관계자는 "복무부적격 판정을 받아 많이 나가는데 차라리 없는 것이 좋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이해는 가지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간부라고 해서 인력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관학교 지원율은 하락세다. 전문하사 운영 규모는 지난해 3000명 수준에 그쳤다. 목표인 2만5000명에 한창 못 미치는 수치다. 최근 여건이 개선돼 사관학교 중퇴율이 떨어진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안 장관은 부사관 지원율에 대해서는 "쇄도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씀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병력이 가장 많이 배치된 육군은 인공지능(AI)·드론을 투입하는 등 무인화·기동화 병력 개편안 '아미타이거+'를 공개한 바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시범부대를 운영하고 2040년까지 모든 부대를 전환한다는 목표다. 이미 위병소 등의 경계 병력이 CC(고정형 폐쇄회로)TV로 대체되는 가운데 보다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한 개혁안을 냈다.

방향이 맞다 한들 문제는 시간이다. 국가의 안보가 걸린 문제다. 거대한 군 조직을 개편하는 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이 녹록지 않다. 인구절벽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2040년이면 20대 남성 인구가 15만명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상비병력 50만선이 붕괴한 가운데 35만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출산율 반등이라는 기적은 군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인구 절벽은 항상 예측보다 빠르게 악화해 왔다. 상황 타개를 위해 보다 속도감 있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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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정한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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