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차세대 컴퓨터입니다. 최근 노벨상과 투자, AI(인공지능)까지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양자컴퓨터 입니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비트(bit)로 정보를 처리한다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 quantum bit)'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큐비트의 가장 큰 특징은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지만 이를 '중첩'이라고 부릅니다. 마치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와 비슷합니다. 양자컴퓨터는 '얽힘'이란 현상도 활용합니다. 두 개의 큐비트가 얽히면 한쪽의 상태를 측정하는 순간 다른 쪽의 상태도 즉시 결정되는 독특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같은 양자컴퓨터의 특성 덕분에 한 번에 수많은 계산을 병렬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조차 수천 년 걸릴 문제를 몇 초 만에 풀 수 있습니다. AI학습과 개발을 비롯해 신약, 금융 알고리즘, 암호 해독, 기후 예측 등 다양한 분야의 판도를 바꿀 기술로 손꼽힙니다.
양자컴퓨터의 핵심 기술은 약 40년 전에 이미 기초가 다져졌습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존 클라크, 미셸 데보레, 존 마티니스 교수 등 3인에게 돌아갔는데요. 이들은 1984~1985년 초전도체로 만든 전기 회로를 이용해 이론에 머물렀던 양자 역학적 현상을 현실 물리 세계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과거 물리학계에서는 양자 역학이 극도로 작은 미시 세계에서만 작동한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수상자들은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이라는 특수한 초전도 회로 구조를 활용해 '거시적 규모'에서도 양자적 현상이 나타남을 입증했습니다. 이들의 연구는 양자컴퓨터 개발의 근본적인 기반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있습니다. 큐비트는 주변 환경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고, 극저온 상태(영하 273도)에서만 작동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실제 상용화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양자 컴퓨터 기술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구글의 양자컴퓨팅 연구회사 구글퀀텀AI의 창업자 하르트무트 네벤은 지난해 신형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했습니다. 윌로우 칩을 탑재한 양자컴퓨터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자년(10의 24제곱년)약 이 걸리는 계산을 5분 내에 끝낼 수 있다고 합니다. 10자년은 0이 24개 붙는 숫자로, 우주의 나이(138억년)보다 긴 시간입니다.
IBM은 1000큐비트급 양자 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투'를 공개했고, 1만 큐비트급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양자 오류와 집적도 한계 등을 해결한 양자 컴퓨터 칩 '마요라나1(Majorana1)'을 개발했고, 100만 큐비트 규모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들도 급등했습니다. 미국의 양자컴퓨터 기업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퀀텀, 아이온큐 등은 지난해와 비교해 10배 가량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