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 가기 직전 탈출"…캄보디아로 지인 넘긴 20대 '징역 10년'

송민경 기자
2025.10.22 11:31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범죄가 이뤄졌던 건물의 모습./사진=뉴스1

사기 범행을 거절한 지인을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넘겨 20여일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는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22일 국외 이송 유인, 피유인자 국외 이송, 공동감금 등 혐의를 받는 20대 신모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공범 박모씨와 김모씨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신씨의 경우 검사 구형은 징역 9년이었으나 재판부는 신씨에게 이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신씨는 국내에서 대포계좌를 모집해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단체 조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박씨와 김씨는 신씨로부터 2024년 11월 수입 차량을 판매할 것처럼 해외 딜러에게 전달하고 실제로 차량을 보내지 않은 채 돈만 챙기는 수법으로 사기를 치자는 제안을 받았다.

박씨는 A씨에게 이같은 범행을 하기 위해 '수입차량은 차대 번호가 차량 문 안에 있는데 이를 알아오라'고 했으나 A씨는 가지 않았다. 그러자 신씨는 박씨에게 차대번호를 알아오지 않아 관련 진행 비용 6500만원을 손해봤다며 이를 물어내라고 했다. 잡히면 죽인다는 등의 발언도 함께 했다. 이에 박씨는 신씨의 지인에게 65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공증했다. 신씨는 김씨에게도 함께 돈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와 김씨가 돈을 주지 못하자 신씨는 박씨에게 "피해자 A씨 때문에 손해가 발생했으니 A씨를 캄보디아로 보내라"고 했다. 신씨는 박씨에게 A씨에게 캄보디아 호텔에 머물다가 오면 채무를 탕감해주겠다고 말하라고 시켰다.

그러면서 박씨가 갚아야 하는 6500만원 채무를 탕감해주겠다고 했다. 또 신씨는 김씨에게 "A씨와 캄보디아를 같이 다녀오라"며 "도망가는 애들이 있을 수 있으니 같이 가주면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박씨와 김씨는 신씨의 제안에 따라 피해자인 A씨를 캄보디아로 보낼 경우 캄보디아 거점 범죄단체 조직원들에게 감금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6500만원이라는 채무 변제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안에 응했다.

박씨는 A씨에게 6500만원의 손해에 대해 말하며 네가 절반을 갚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캄보디아 고급호텔에서 2주 동안 머물다 오면 된다고 연락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로부터 사업 관련 계약서를 받아오면 3000만원의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했다.

김씨는 A씨로부터 여권, 주민등록증 등을 받아 박씨에게 전달하고 박씨는 이를 사진으로 찍어 신씨에게 전달했다. 신씨는 이 정보로 캄보디아행 항공권을 사서 전달했다. 김씨는 A씨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캄보디아로 출국해 범죄단체 조직원들과 합류했다.

A씨는 담벼락과 철조망이 설치된 문을 지나 휴대전화, 여권, 신분증 등을 빼앗기고 숙소에 감금됐다. 조직원들은 A씨의 휴대전화로 인터넷 뱅킹을 시도해 1000만원을 이체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조직원들은 A씨를 불러 통장이 막혔다며 은행에 전화를 하라고 하고, 사람이 죽어있는 사진 등을 보여 주며 겁을 주면서 숙소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또 계좌에 묶인 돈과 장값(대포계좌 마련 비용) 등 2000만원을 갚아야 집에 보내 준다며 공항으로 도망가도 정보가 다 온다는 등 겁을 줘 피해자가 숙소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피해자는 지난 1월14일쯤부터 2월5일쯤까지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등의 도움으로 탈출할 때까지 감금은 계속됐다.

재판부는 "박씨와 김씨는 신씨의 위협을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피해자를 캄보디아에 보내야 할 처지였다"며 "피해자도 현지 공범들에게 감금될 수 있다는 사정을 모를 수 없다고 보인다"고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신씨에 대해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매우 중하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으며 박씨와 김씨에 대해서는 신씨의 협박에 의해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감안해 그보다 낮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A씨 사건은 한 방송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다. A씨는 감금됐다가 다른 곳으로 팔려 가기 직전 탈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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