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제한·행정력 낭비 있었다"

안채원 기자, 정진솔 기자
2025.11.13 04:21

법조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힘 실어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의 뜻을 밝히고 즉각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법안발의를 준비하면서 실제 폐지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둘러싼 논란은 꾸준히 지속된 만큼 이번 기회에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없다. 표현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민주주의 국가일수록 관련 제도를 두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은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때부터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처벌해왔다.

이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정당한 내부고발을 막는다는 비판이 특히 많았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이 있지만 공익을 판단할 기준은 명확하지 않았다.

실제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배드파더스' 사이트 운영자 구본창씨는 지난해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2023년에는 학교폭력 피해자인 유튜버 고 표예림씨가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가해자가 됐다는 비판이 컸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논의에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배인순 변호사(법무법인 태율)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때문에 국가형벌권이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는 측면과 고소사건이 대량접수돼 경찰행정력이 낭비된다는 측면이 있다"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는 게 적절하다. 법원에서 민사소송 인용금액을 높이는 조치 등은 필요할 것같다"고 말했다.

박정문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많은데 실무적인 입장에서 가장 와닿는 얘기는 경찰행정력이 낭비된다는 부분"이라며 "사생활 침해가 늘고 악의적 폭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그건 민사소송으로 두텁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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