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혐의로 추가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재판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공판은 내년 1월12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1일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 등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김 전 사령관만 출석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재판부는 향후 심리 과정 일부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 기밀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서다. 또 공개 재판으로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중계를 허용하기로 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재판장은 특검 또는 피고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허가해야 한다.
이 부장판사는 "이 사건 심리에는 다수 국가비밀 노출이 예상되고 구두변론, 증거조사 과정에서 국가 비밀 심리와 그렇지 않은 심리의 구분이 어려워 심리 공개 시 (공개 여부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다만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해 공판준비기일은 공판기일을 고지한 후 비공개 하고 피고인들이 출석하는 첫 공판기일의 경우 인정신문과 국민참여재판 절차까지 마친 후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선 공소장 익명처리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검은 공소사실 등이 적힌 공소장을 변호인에게 제공하면서 군사 기밀을 이유로 여러 부분을 공란으로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변호인은 많은 공란 처리 때문에 공소사실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며 정보 불균형이 심각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 유승수 변호사는 "공소사실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혐의와 동일해) 이중기소에 해당한다"며 "특검의 공소장 변경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가 공판 일정을 내년 2월 주 3회씩, 3월엔 주 4회씩 잡을 것을 예고한 데 대한 반발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 등은 "주 3회, 4회씩 잡아서 하면 열람하고 증인신문사항을 쓸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구속 상태를 연장할지 여부를 오는 23일 심사한다. 비상계엄 선포 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지난 3월 법원의 구속 취소로 풀려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내란 특검팀에 의해 다시 구속됐다.
현행법상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면 최장 6개월간 구속이 가능하고 그 뒤에는 원칙적으로 석방이 돼야 한다. 다만 6개월 사이 추가로 기소가 된다면 해당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추가로 발부될 수 있고 이 경우 6개월 더 구속이 가능하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등은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수차례 투입해 이른바 '북풍'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투입된 무인기가 평양 인근에 추락함으로써 작전·전력 등 군사 기밀이 유출된 만큼 일반이적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