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의 책임한정 특약, 설명 안 했으면 무효"

대법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의 책임한정 특약, 설명 안 했으면 무효"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4.26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대법원이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에서 수탁자의 책임을 제한하는 '책임한정 특약'에 대해 수분양자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판례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법원 3부(이숙연 대법관)는 C씨가 A신탁사를 상대로 분양 계약을 해제하면서 분양대금과 위약금 지급 등을 청구한 사건에서 C씨가 청구한 금액 중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 취지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소송을 당한 피고 A신탁사는 B사와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서울 금천구 '인피니움타워' 신축·분양 사업의 수탁자로 참여했다. 전모씨는 2020년 해당 건물의 한 점포를 약 2억원에 분양받았다. 이후 원고인 C씨가 2022년 전씨로부터 분양권을 같은 금액에 양수했다.

당시 분양계약에는 '입주예정일부터 3개월 내 입주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해제 시 분양대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또한 수탁자인 A신탁사의 책임을 신탁재산 범위로 제한하고 분양계약상 책임을 실질적 사업주체인 위탁자에게 부담시키는 '책임한정 특약'이 포함돼 있었다.

C씨는 이후 입주 지연 및 허위·과장광고 등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위약금 지급을 청구했다.

원심 법원은 "A신탁사의 적법한 이행 제공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C씨의 약정 해제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C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어 A신탁사의 책임 면제·제한 주장에 대해 원심 법원은 "수탁자의 책임을 제한하는 책임한정 특약은 분양계약 체결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내용으로서 설명의무 대상인데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신탁사의 책임 면제·제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법원의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단순히 분양계약서 말미의 서명이나 상담확인서 기재만으로는 설명의무 이행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수탁자가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 분양계약상 책임을 신탁재산 범위로 제한하거나 면제하는 책임한정 특약은 수분양자의 계약 체결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약관 내용에 해당한다"면서 "사업자는 이러한 특약에 대해 약관법상 구체적 설명의무를 부담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 해당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했다.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자가 수분양자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신탁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계약상 책임을 부담한다거나, 수탁자의 수분양자에 대한 계약상 책임이 면제된다는 취지의 특약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책임한정 특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관 조항으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심 법원이 소송을 당한 피고가 수분양자에게 책임한정 특약의 내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돼 책임한정 특약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대법원 역시 이 판단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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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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