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감염 사실을 숨긴 채 연인과 성관계를 가져 병을 옮긴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상해죄를 물어 벌금형을 선고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단독(김정훈 판사)은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2월부터 12월까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교제하던 B씨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져 병을 옮겼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성병 전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법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B씨에게 감염 사실을 미리 알리고 성관계 승낙을 받았으므로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 B씨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감염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그 내용이 허위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교제 초기부터 성병 감염 사실을 알고도 결혼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감염 위험을 감수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피해자가 결혼을 결심한 후인 2022년 9월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던 점으로 보아, 당시까지도 피고인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피고인이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이후 곧바로 피고인을 원인으로 지목한 점에 비춰 다른 사람이나 원인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