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정당지지율 3% 봉쇄' 조항 위헌…소수 정당 국회 진입하나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1.29 16:22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사진=뉴시스

헌법재판소가 비례대표 의석 배분과 관련해 '정당지지율 3% 봉쇄'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 걸림돌로 작용했던 조항이 무효가 된 셈이다.

헌재는 29일 노동당, 미래당, 진보당, 녹색당 등이 공직선거법상 '정당지지율 3% 봉쇄 룰'은 선거권과 공무담임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 재판관 9명 중 7명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결정에 따라 관련 조항은 바로 효력을 잃는다.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의 의석 할당과 관련해 최저득표율 요건과 최저의석요건을 두고 있다. 정당지지율 3% 봉쇄 조항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게만 국회 비례대표 의석을 주고 그 미만은 의석을 주지 않는 조항으로 최저득표율 요건에 해당한다.

현재는 이번에 노동당 등이 청구한 부분 외에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에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고 정한 부분도 함께 위헌 결정을 내렸다. 최저득표율 요건이 없어지는데 오히려 기준에 들기 더 어려운 최저의석 요건만 남는다면 위헌 결정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노동당 등은 2020년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냈으나 정당득표율 미달로 원내 진입에 실패한 소수 진보정당들이다. 당시 노동당은 0.12%, 미래당은 0.25%, 진보당은 1.05%, 녹색당은 0.21%를 득표했다. 우리나라 국회의 비례 의석 비율은 300명 중 46명이다.

김상환 헌재소장 등 7명의 다수의견은 "사회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국민적 합의의 도출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시키는 정도가 아니라면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의석배분의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일찍이 거대양당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며 "'3% 봉쇄 조항'이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해 의회가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정당의 세력만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조항을 폐지하는 경우를 상정해 22대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다시 계산해보면 정당 일부가 원내에 진출하게 되나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이며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인해 의회 기능이 마비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 조항은 유권자로 하여금 저지선을 넘지 못하리라 예상하는 소수정당에 투표를 기피하도록 유도한다"며 "소수정당이 원내진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봤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오늘날 극단주의 세력이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로 사회에 대한 분노와 불안을 자극함으로써 중도정당보다 빠르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극소수의 지지만을 받고 있는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 활동이 크게 고무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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