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가족 모두 불 질러 죽여버릴 테니 두고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송상윤 서울구치소 보안과 교위는 무서운 말을 덤덤히 했다. '식기를 세척하라'고 지시했다가 돌아온 답이라고 한다. 송 교위는 정신질환자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송 교위는 "당시 화난 수용자가 식기를 던졌고 심한 욕설을 하며 소란 상태가 지속됐다"며 "(수용자가) 욕설하며 입에 있던 음식물을 뱉고, 주먹질을 여러 차례 하며 목덜미를 잡았다"고 말했다. 송 교위는 당시 목덜미가 긁혀 상처가 났다.
직접적으로 당하는 폭력, 폭언만이 아니다. 치매 환자들이 벽에 묻힌 대변을 치우는 일도 자신의 업무다. 때로 망상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가족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면,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도 일이다.
송 교위는 "수용자들이 먹던 약을 달라고 요구하지만, 수용소에 들일 수 있는 약은 제한되고, 약을 먹어야 할 사람은 많은데 원격 진료만 진행되니 감당이 안 된다"며 "화살은 결국 모두 직원들에게 돌아간다"고 토로했다.
서울구치소 보안과 심리치료팀에 속한 진성주 교위도 "침을 맞았을 때의 모욕감과 수치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상담하는 과정에서 머리채를 잡히는 직원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치료를 도왔던 수용자가 상태가 악화해 재범을 저지를 때 겪는 부담도 크다. 진 교위는 "잘 치료해서 퇴원했는데 한 달 만에 재입소하는 경우를 보면 마음이 안 좋다"며 "정상적으로 사회로 복귀시키는 게 우리 업무인데 인력도 부족하고 해서 가끔은 더 상황이 안 좋아져서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구치소에서 직접 정신질환 수용자를 진료하는 이한성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매달 150명의 환자를 돌본다. 동부구치소에서 중증 질환자 위주로 진료하며 원격 진료도 병행하고 있다. 급박한 상황이 생기면 안정실, 격리실로 뛰어 올라가기도 한다.
이 교수의 주된 업무는 투약 관리다. 이 교수는 "투약을 오랫동안 하지 않아 망상이 생기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질 때 문제 행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호전된 후 스스로의 범행을 반성하는 경우도 숱하게 봤다. 약을 먹고 상태가 진정된 후 뒤늦게 자신의 범행을 깨닫기도 한다. 방화를 저질렀던 한 환자는 지속해서 약을 투약한 후 이 교수에게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후회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모든 정신질환자가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치료를 통해 범죄에 연루되는 사람과 다른 안타까운 희생자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신질환자 수용자 치료를 위해선 인력 지원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정신과 의사 한명만 있다고 다 관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간호사, 임상심리사 등 팀을 이뤄서 환자를 대응하는 게 정석이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