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수용자와 전쟁…통제불능 "투약도 힘들다"

이혜수 기자, 정진솔 기자
2026.02.08 09:14

[기획]늘어나는 정신질환 수용자②

[편집자주] 정신질환 수용자가 전체 수용자의 10%인 6000명을 넘는다. 하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의사는 전국에 3명에 불과하다. 일반 교정직 공무원이 분투하고 있지만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정신질환 수용자는 약만 잘 먹어도 재범률이 크게 떨어진다. 죄인이 아닌 사회를 치료하는 길이다. 교정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살펴봤다.

교도소에서 근무 중인 교도관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조울증을 앓고 있는 김모씨는 건물방화 등으로 전과 8범이다. 그는 투약을 거부했다가 증상이 악화해 구치소 벽, 방충망, 문 등에 변을 바르는 행동을 했다. 수용관리팀이 흥분을 달래려 했지만 김씨는 통제 불능 상태였다. 결국 김씨는 치료감호소로 이송됐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김모씨는 특수강도미수 등 전과 4범이다. 구치소에서 하루는 정신과 약을 거부한 후 증세가 심해져 근무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침을 여러 차례 뱉기도 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자해행위를 하던 중 갑자기 하의를 벗고 울음을 터뜨렸다. 구치소는 그를 보호의자에 앉혀야 했다.

교도소에서 정신질환 수용자로 매일 전쟁 중이다. 의료진들은 적절한 투약과 심리상담을 병행하면 정신질환 수용자의 행동 교정이 일정 부분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신질환은 크게 조현병 등 정신증과 우울증 등 신경증으로 분류된다. 신경계통은 적절한 투약으로, 정신계통은 심리상담으로 행동이 개선할 수 있다. 또 정신질환자의 행동이 교정되면 재범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시각이다.

국립법무병원 주치의를 거친 차승민 아몬드 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은 "정신질환에서 기인한 범죄가 있는데 정신질환자는 치료하면 재범을 막을 수 있다"며 "가장 경제적인 재범 방지"라고 말했다. 이어 "정신질환 수용자들의 치료는 개인의 복지가 아니다"라며 "이들을 치료해 제2, 제3의 범죄를 막는 건 우리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정시설에서 수용자에 대한 투약 등 치료를 적절히 하는 것은 난도가 높은 일이다. 마약류 관리 등으로 교정시설 내 반입할 수 있는 약물에 한계가 있을 뿐더러, 전문의가 부족해 적기에 처방이 이뤄지기도 쉽지 않다. 수용자가 투약을 거부하면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긴급사태가 발생하고 증상이 더 악화되기도 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료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정신질환 수용자들을 상대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정신질환 수용자들로부터 육체적·심리적 상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신질환 수용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석방 후 재범을 저질러 다시 수감될 수 있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증상의 악화에 대한 초기 징후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맞춤형 접근을 하지 않으면 정서적 취약성이 높아 역으로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질환자 수용자가 내부에서 난동을 부릴 때 대부분 이유는 투약 시기를 제대로 못 맞춰서 그런 것"이라며 "관리만 잘 해준다면 자신의 행동을 교정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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