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비상계엄 선포 443일 만 1심 선고…1년 여간의 기록

이혜수 기자
2026.02.18 05:21

법원이 오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 공판을 연다.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부터 443일 만이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의 밤부터 이듬해 4월4일 파면까지 123일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KTV 생중계 갈무리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2024년 12월3일 오후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한민국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10월26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45년 만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군병력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이동했고 여·야 정치권 모두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자정 무렵엔 계엄군이 헬기 등을 통해 국회 경내로 진입했고 경찰은 국회 진입을 차단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등 일부 의원들은 국회 담장까지 넘어 본회의에 참석했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지만 시민들의 당직자, 보좌진들의 저항에 막혀 실패했다.

"국회 의결에 따라 대통령은 즉시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이제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다."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1분. 계엄 선포 155분 만에 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에 긴급하게 모인 의원들로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계엄해제 결의안이 가결됐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3시간여가 흐른 오전 4시27분 국회의 해제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3분 뒤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헌정사 최초 현직 대통령 수사·체포·구속·기소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월 26일 구속기소 된 지 41일 만, 1월 15일 체포된 후 52일 만에 석방됐다./사진=뉴스1

비상계엄 해제 직후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3개 수사기관이 동시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현직 대통령 수사는 헌정사 최초였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5일 뒤인 12월8일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됐고 다음 날 출국이 금지됐다. 수사기관의 중복수사가 계속되던 중 공수처가 이첩요청권을 행사했고 12월18일부터 윤 전 대통령 수사는 공수처가 맡았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의 세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했다. 이에 공수처는 12월30일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다음날 영장이 발부됐다. 하지만 영장유효기간인 1월6일까지 대통령 경호처에 막혀 체포에 실패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재청구했고 같은 달 7일 서부지법이 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결국 지난해 1월15일 오전 10시33분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됐고 당일 8시간 이상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송부받은 검찰은 구속기간을 연장하려 했으나 두 차례 기각됐고 1월26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사건을 전담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해 3월7일 구속기한이 지난 뒤 기소됐단 이유로 구속취소를 결정했다.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은 다음날 항고포기를 결정하고 석방을 지휘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체포 52일 만에 석방됐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같은 해 4월14일 본격 시작됐다.

지난해 4월4일 헌법재판소 전원일치 파면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이 지난해 4월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내란 수사와 함께 탄핵심판의 시계도 함께 움직였다. 계엄 해제 다음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제출했고 사흘 뒤 12월7일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인이 불참해 표결 불성립으로 탄핵안 처리가 무산됐다.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은 재적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이에 12월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204명이 찬성함에 따라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헌재는 총 11차례 변론을 열어 탄핵 소추 사유 5가지 △국무회의 적법성 등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 요건 △포고령의 위헌·위법성 △국회 봉쇄와 장악과 정치인 체포 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법조인 위치 확인 시도 등에 대해 심리했다.

헌법재판관 8명은 지난해 4월4일 전원일치 의견으로 다섯 가지 사유 모두 위헌·위법적이며 대통령직을 파면할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문형배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민국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고 말한 뒤 오전 11시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탄핵 소추된 역대 세 번째 대통령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파면이 결정된 역대 두 번째 대통령이 됐다.

지난해 6월18일 내란특검 수사부터 지난 2월19일 체포방해 1심 선고까지
조은석 내란특검이 지난해 12월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6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출범하면서 검찰이 주도하던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수사는 제2막에 올랐다. 특검팀은 여러 차례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해 대면조사 했고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7월10일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석방 4개월 만에 재구속 됐다. 8월에는 아내 김건희 여사도 구속되면서 헌정사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사건으로 기록됐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수사를 마칠 때까지 윤 전 대통령을 세 차례 추가 기소했다. 특검팀은 △7월19일 공수처 체포 방해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11월10일 평양 무인기 관련 일반이적 등 혐의 △12월4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를 적용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연장이 이뤄지며 약 7개월째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16일 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와 관련 첫 재판부의 판단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해당 혐의 1심 선고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등 선고공판을 열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외신에 허위 공보를 한 혐의와 비상계엄 선포 전 소집을 통보했으나 대통령실에 도착하지 못한 국무위원에 대해 심의권을 침해했단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내란특검팀 윤 전 대통령에 '사형' 구형…"국민의 정치적 자유, 생명·신체의 자유 중대한 위협"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영상 갈무리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느 가장 큰 재판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두 차례 결심공판을 거쳐 오는 19일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해당 재판은 지난해 12월30일 병합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수뇌부와 함께 진행된다.

특검팀은 결심공판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통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훼손하고 국민의 정치적 자유와 생명·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위협을 가했다"며 "다시는 권력 유지의 목적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수사부터 결심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 기회를 얻어 약 1시간30분가량 발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일 텐데 내란으로 몰았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알리려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누구도 국회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기일에 출석한단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지난 10일 SNS(소셜미디어)에 "윤 대통령이 (선고 공판에) 불출석할 일은 없다"고 게시했다. 다만 질병이 심각하게 악화하거나 거동이 어려울 정도의 불가피한 사유가 생길 경우 원칙적으로 선고 연기가 가능하다. 만약 선고기일이 연기되면 곧 있을 법관 인사 등으로 인해 몇 주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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