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 순직 1000일 되던 날… 임성근 징역5년 구형

이혜수 기자, 오석진 기자
2026.04.14 04:07

특검 "무리한 수중수색, 엄정하게 책임 물어야"
박상현 前여단장 둥 지휘부 줄줄이 금고형 구형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사진=뉴시스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무리한 수중 수색을 지시해 채수근 해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채 해병이 2023년 7월19일 폭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떠밀려 숨진 지 1000일째 되는 날이다.

김숙정 특검보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군형법상 명령 위반 등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특검보는 "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스무살 군인을 지켜주지 못한 국가가 이제라도 사고 원인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과 함께 기소된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제7여단장에게 금고 2년6개월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게 금고 2년6개월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게 금고 1년6개월 △사고 당시 포7대대 본부중대장이었던 장모 대위에 대해선 금고 1년을 구형했다.

김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모든 간부와 대원들이 임 전 사단장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진술함에도 임 전 사단장은 법적 책임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며 "복종 임무를 지는 예하 병력에 대한 영향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박 전 여단장에 대해선 "사건 작전을 총괄 지휘해야 하면서도 현장 위험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등 안전 통제에 소홀히 했다"며 "그럼에도 지휘권자로서의 책임을 부인한 채 포병부대에 책임을 하급자에게 넘겨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최 전 대대장에 대해선 "포병 여단 선임 대대장으로서 상부의 지침을 명확히 확인해야 했음에도 이를 위반했고, 상부로부터 명시적인 승인을 받지 않고 허리까지 들어가라고 입수 한계를 확장 전파해 위험성을 키운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혐의를 인정한 이 전 대대장과 장모 대위에 대해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피고인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필요한 안전 통제 실시 의무가 있었음에도 현장 통제를 소홀히 해 순직 결과 발생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은 최후진술에서 울먹이며 "채 해병에게 수중에 들어가 수색하라 지시했다는 등의 왜곡된 사실을 접하며 그를 밝히고자 하는 과정에서 부하들과 채 해병의 부모님 마음까지도 아프게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군 생활 38년 명예를 걸고 지휘관으로서의 직위 책임,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지만 형사처벌을 받을 만큼의 죄를 범하지 않았다"고 했다.

채 해병 가족들도 법정에서 발언했다. 채 해병 모친 하모씨는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후 저희 부부도 함께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다"며 "지휘관들의 자식이었어도 가늠이 되지 않는 흙탕물에 안전 장비 없이 투입했을지 묻고 싶다. 합당한 처벌을 내려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유족들이 말할 때 임 전 사단장과 피고인들은 무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임 전 사단장 등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폭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이행하던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하게 수중수색하도록 지시해 채 해병을 사망에 이르게 했단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 공소사실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 등은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해병대원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수중 수색을 감행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 수사 결과 임 전 사단장이 바둑판식 및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지시했고 가슴 장화를 확보하라고 하는 등 수중수색으로 이어지게 된 각종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임 전 사단장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수중수색 사진을 보안 폴더로 옮긴 것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발견했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함께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작전 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됐음에도 임 전 사단장이 현장 지도 등 사실상 작전통제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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