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폭행 사채업자에 먼저 귀띔?…출동 전 경찰 "형님 큰일 나" 전화

전형주 기자
2026.04.14 07:51

충북 충주시에서 60대 사채업자가 채무자를 납치해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사채업자에게 미리 출동 사실을 알려 수사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3일 방송을 통해 사채업자에게 납치·폭행을 당한 A씨 제보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최근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지인 말을 듣고 한 사채업자에게 5억원을 빌려 이를 다시 지인에게 빌려줬다. 그런데 돈을 빌린 지인이 잠적하면서 A씨가 모든 빚을 떠안게 됐다.

사채업자는 이자 상환이 늦어지자 10일 건달 3명을 데리고 A씨 사무실을 급습했다. 건달들이 A씨 양팔을 붙잡고 밖으로 끌고 나와 머리채를 잡고 폭행했다. 사채업자도 A씨를 발로 걷어차고 얼굴과 복부 등을 주먹으로 30차례 가격했다.

/영상=JTBC '사건반장'

인근을 지나던 시민이 폭행을 제지하려고 했지만, 사채업자와 건달들은 "신고하지 말라"며 오히려 시민을 위협했다. 이후 A씨 휴대전화를 바닥에 버린 뒤 A씨를 승용차에 태워 사라졌다. 당시 차량은 사채업자 아내가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업자는 A씨를 자신의 사무실로 끌고 갔다. 사무실에서도 폭행은 이어졌다. A씨 무릎을 꿇리고 얼굴 등을 폭행했다.

다행히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그런데 출동 전 사채업자에게는 'OOO 형사'라는 이름으로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사채업자가 전화를 받자, 형사는 "형님 지금 신고가 들어왔는데 큰일 난 것 같다. 저희가 찾아 봬야 할 것 같다"며 출동 사실을 알렸다.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했다. 이중엔 앞서 사채업자에게 전화한 형사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해당 형사가 사채업자와 통화한 사실이 있고,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인 것은 맞다"면서도 "해당 형사뿐 아니라 같은 팀 형사들도 수사에서 배제했으며, 해당 형사가 전화를 한 건 사채업자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서 사채업자를 긴급체포한 것 역시 해당 형사"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사채업자가 평소 지역 경찰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협박해 수사가 제대로 안 될까 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사채업자를 포함한 4명이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며 "사채업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오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