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보다 맛있다더니…100년만의 도전, 77일 만에 무너졌다[뉴스속오늘]

박다영 기자
2026.04.23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85년 4월 23일 코카콜라가 설립 99주년을 맞아 야심작 '뉴코크'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코카콜라

1985년 4월 23일. 코카콜라가 설립 99주년을 맞아 야심작 '뉴코크'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오랜 기간 유지해온 전통의 레시피를 바꿔 기존과는 완전히 달라진 새 제품을 내놓았다.

만년 2위 펩시의 공격에…마음 급했던 코카콜라
1985년 4월 23일 코카콜라가 설립 99주년을 맞아 야심작 '뉴코크'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최대 음료업체 코카콜라는 1980년대 '만년 2위'였던 펩시의 추격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때 펩시는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였던 마이클 잭슨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전방위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동시에 '펩시 챌린지'라는 캠페인으로 코카콜라를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이 캠페인은 브랜드 이름을 가린 콜라를 소비자들에게 마시도록 하고 어떤 제품이 더 맛있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당시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펩시콜라가 더 맛있다고 인식했다.

어느 순간 슈퍼마켓에서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보다 더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위기감을 느낀 코카콜라는 펩시를 따돌리기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수만명을 동원해 체계적으로 맛 평가를 한 끝에 '코카콜라 포뮬러'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제조법을 완전히 바꾸고 보다 달콤한 맛인 '뉴 코크'를 만들어냈다.

시장에 내놓기 전 수십만명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코카콜라는 '뉴코크'의 맛이 기존 제품뿐만 아니라 펩시콜라보다 더 낫다는 평가 결과를 받아들였고 신제품의 성공을 확신했다.

"뉴코크 싫다" 항의만 40만건…77일 만에 역사속으로
1985년 4월 23일 코카콜라가 설립 99주년을 맞아 야심작 '뉴코크'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카콜라는 대대적으로 '뉴코크' 홍보에 나섰고 시장은 신제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출시 이틀 만에 미국 국민의 80%가 '뉴코크'를 인지했다. 공짜로 '뉴코크'를 맛본 사람들 4명 중 3명은 사서 다시 마시겠다고 답했다. 대대적인 홍보로 회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정도 늘었다.

기쁨은 잠시였다. 코카콜라 소비자 센터에는 주문 대신 기존 제품을 되돌려 달라며 신제품에 대한 항의가 쏟아졌다. 회사에는 40만건에 달하는 항의 전화와 편지가 빗발쳤다.

언론과 TV 토크쇼, 야구장 전광판에 '뉴코크'가 나올 때면 사람들은 아유를 보냈고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였다. '뉴코크'가 출시된 이후 한동안 오리지널 코카콜라 사재기와 암시장이 성행했다. 급기야 코카콜라 운송 트럭이 공격을 받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결국 코카콜라는 출시 77일 만에 '뉴코크'를 거둬들였고 기존 제품인 '코카콜라 클래식'으로 다시 소비자들을 만났다.

'뉴코크'는 마케팅 역사상 최악의 실패 사례가 됐다. 코카콜라는 '뉴코크'가 객관적 평가에 집중한 제품이라 실패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고객들이 맛보다 이미지를 마신다는 사실을 잊었고 소비자들의 심리적·정서적 반응, 감성적인 교감, 브랜드 가치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는 뒷전에 뒀던 것이다.

그러나 '뉴코크'는 결과적으로 코카콜라에 전화위복이 됐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로열티와 애착을 몸소 느끼는 계기로 작용해서다. '코카콜라 클래식'이 나오자 미국 ABC방송의 간판 앵커였던 피터 제닝스는 인기 드라마인 '제너럴호스피털'을 중단한 채 코카콜라의 부활 소식을 전했다.

소비자들의 향수가 되살아나면서 '브랜드 애착'이 작용해 매출이 늘었고 '뉴코크'가 실패했던 1985년 코카콜라의 주가는 30% 넘게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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