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 색동원에서 여성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시설장 김모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24일 시설장 김모씨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 변호인은 "이 사건은 김씨가 색동원 시설에 있지 않을 때로 시간을 특정한 것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소사실"이라며 "피해자들의 진술을 믿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색동원의 시설 구조나 중증 장애인으로서 생활교육자들의 밀착 감시를 받는 등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김씨가 피해자들과 만나 접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피해자 진술조서의 증거능력도 지적했다. 김씨 변호인은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 진술 태도를 보면 검사가 반복해서 질문하고 답을 요구하는 유도성 질문을 한다"고 했다.
김씨 측은 색동원 현장 검증을 신청했다. 김씨 변호인은 "색동원 구조상 밤 9시 이후 거기서 컵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게 들리지 않을 수가 있는지, 당직자의 눈을 피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현장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재판부는 "현장을 이해한 후에 증인신문 등 심리를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색동원 현장 검증은 다음달 15일 오후 2시10분 진행된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이날 첫 공판을 마친 후 "김씨 측에서 피해자들이 날짜를 제대로 특정하지 못하는 것을 근거로 공소 기각을 주장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지적장애인 특성상 반복해서 발생한 성폭행의 시점을 몇월, 며칠에 당했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건 비장애인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생활 지도를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과 강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색동원 내 다수의 장소에서 4명의 여성 장애인을 상대로 성폭행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2021년 드럼 스틱으로 피해자의 손바닥을 34차례 때린 혐의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달 김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