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받은 성범죄 전과자가 음주 제한 준수사항을 어긴 사건에서 검사가 무죄 부분만 항소했는데도 항소심에서 이미 확정된 유죄 부분까지 다시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추행죄 등으로 징역 1년과 전자장치 부착명령 5년을 선고받은 뒤 2025년 3월 형 집행을 마쳤다. 당시 보호관찰 준수사항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라는 제한 명령도 함께 받았다.
하지만 A씨는 같은 해 8월 오전 지인과 소주 1병 반가량을 나눠 마셔 혈중알코올농도 0.215% 상태가 됐다. 이후 귀가 안내를 받고도 다시 술을 마셔 같은 날 오후 혈중알코올농도 0.243%가 측정됐다. 검찰은 오전과 오후 음주 행위를 각각 별개의 범행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오전 음주 행위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지만 오후 음주 행위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후 검사만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했고 A씨는 유죄 부분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그런데 2심 법원은 1심 판결 전부를 파기한 뒤 공소사실 전체를 다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유죄 부분은 분리·확정된다"며 "검사가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한 이상 항소심의 심판 대상은 해당 부분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이미 확정된 유죄 부분까지 다시 심리해 판결했는데 이는 심판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