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000선에 근접한 가운데 노동·시민단체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부활 등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등은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식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는 금융과세 정상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로드맵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금투세 폐지, 대주주 기준 완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불평등한 금용소득에 대한 과세 논의는 없다"며 "불평등 완화와 조세 형평성 강화를 위해 자본소득 과세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설 청년유니온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청년 가구 상위 20%와 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45배를 기록했다"며 "정체된 실질임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속에서 자산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공포에 '빚내서 투자'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부채는 10년 전보다 280% 급증했다"며 "금융 취약계층으로 밀려난 청년들의 취업·결혼·주거 등 삶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행 금융세제는 기본 원칙과 응능부담 원칙에 어긋나는 비체계적 구조"라며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소득을 통합 과세하는 금투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도입이 큰손 이탈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은 과도한 공포 조장"이라며 "대주주는 이미 주식양도세를 내고 있고 금투세 시행 시 기본공제가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돼 세부담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투세는 2020년 도입돼 2023년부터 시행될 계획이었으나 2년 유예됐다. 하지만 2025년 시행을 앞두고 시행도 되기 전에 폐지됐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시장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데 금융과세 논의는 멈춰 있다"며 "정부 입장은 '예정 없음'과 '시장 여건' 사이에만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8000을 논하는 상황에서도 더 지켜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막연한 시장 낙관이 아니라 금융과세 정상화를 어떤 원칙으로 추진할 지 분명히 밝힐 때"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언젠가는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돈을 번 사람은 세금을 내고 손실을 본 사람은 내지 않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후 정치권 안팎에선 금투세 재도입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청와대는 "(금투세 도입 논의를) 언급한 바 없다"고 선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