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가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은 살인과 살인미수,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3)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20일 송도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격발해 아들 B씨(33·사망)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살해 장소는 B씨 집으로 당시 A씨 생일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A씨는 집 안에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외국인 가정교사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또 범행 직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자택에 시너가 든 통 15개와 자동 점화 장치를 설치한 혐의도 있다.
A씨는 B씨와 전처 C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들이 '이중 지원'을 이유로 2023년 말부터 지원을 끊자 자신을 속이고 고립시킨다는 망상에 빠져 아들 일가를 살해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줄곧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에 대해 미수가 아닌 예비 혐의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동 점화 장치의 점화가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추가 행위 없이 점화와 연소가 가능했다면 실행의 착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주거지가 넓다는 점 등을 고려해 34리터 상당의 시너를 준비했으며, 장치가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진술했다"며 "범행 경위와 준비 과정 등을 종합하면 확정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배터리와 전선 등을 사전에 구입하고 시너를 여러 용기에 나눠 담아 가연물을 설치했으며, 자동으로 동시에 작동하도록 장치를 완성한 점 등을 보면 단순 예비를 넘어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원심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판단은 기록과 증거에 비춰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은 사제총기를 제조·소지했고, 180발 상당의 탄환류 일부까지 준비했다"며 "아들을 살해했고,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범행 내용과 방법이 극히 불량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에게 장기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원심이 이미 충분히 고려했다"며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