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파트 소화전에 마약 '툭'...'던지기' 10대 여성, 검찰행

박상혁 기자
2026.05.27 15:39

서울 아파트 대단지서 마약 '던지기 수법' 운반책 검거

27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광진구의 한 아파트 당지에서 '마약 드로퍼'(중간 유통책) 10대 여성 A씨를 지난 4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 마약을 숨긴 뒤 구매자에게 위치 좌표를 전달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에 가담한 1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10대 여성 A씨를 지난 4일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초 서울 광진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수도 계량기함과 배관함 등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아파트 단지 내부 CCTV 등을 분석해 추적 수사를 벌였고, 지난달 말 A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는 또다른 마약 유통 의심 정황도 나왔다. 지난 18일엔 얼굴을 가린 20대 여성이 아파트 계량기함에서 정체불명의 물건을 꺼내 갔다는 주민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사이에서는 외부인 출입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아파트 주민 B씨는 "지난해 가을쯤부터 수상한 사람들이 드나들어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며 "외부인 문제로 경찰이 주기적으로 오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소화전·계량기함까지…아파트 노린 던지기 수법 늘었다
지난해 서울시 마약대응팀이 경찰과 함께 마약 서울 내 마약 수거 현장을 참관하고 찍은 사진. 아파트 내 계량함이나 소화전 등에 마약을 숨기는 사례가 많았다./사진제공=서울시.

최근 마약 은닉 장소는 인적이 드문 야산이나 주택가를 넘어 도심 아파트 대단지까지 확산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고 좌표 지정이 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 내 소화전과 수도 계량기함, 비상구 등이 주요 은닉 장소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마약대응팀 관계자는 "지난해 수사기관의 마약 수거 현장을 참관한 결과 서울에서 마약이 발견된 650여곳 가운데 약 90%가 아파트였다"며 "특히 소화전이나 계량기함, 비상구 등이 자주 이용됐다"고 말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0대 청소년들이 운반책으로 유입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대검찰청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 간 10대 마약류 사범은 18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7명) 대비 약 61% 늘었다.

실제 2023년 텔레그램을 통해 '던지기 알바'에 가담한 10대 C군은 주택가 등을 돌며 일주일 동안 156차례 마약을 운반해 약 160만원을 챙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아파트 단지까지 범죄에 악용되는 만큼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파트는 주민 간 교류가 적고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 수상한 물건이 있어도 지나치기 쉽다"며 "관리사무소와 경비원, 주민들이 계량기함이나 분전반 같은 공간을 평소 세심하게 살피고 수상한 정황을 적극 신고하는 것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 교육과 계도를 통한 개선 가능성이 큰 만큼 예방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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