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재학 시절 여교사들 신체를 몰래 촬영해 친구들과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졸업생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 박병주 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0)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날 A씨는 법정 구속은 면했다. 도주 우려가 없고 추가 피해 회복 기회를 부여한다는 이유에서다. 형 확정 전까지 A씨는 불구속 상태를 유지한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B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과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을 받았다. 또 다른 공범 20대 남성 C씨와 다른 1명에겐 300~1000만원 벌금형이, 불법 촬영물을 전달받아 소지하고 시청한 나머지 3명에겐 200만원 벌금형의 선고유예가 선고됐다.
이 사건 주범인 A씨는 부산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2024년 5~11월 여교사 8명의 신체를 총 178회에 걸쳐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촬영물 일부를 메신저 앱을 통해 B씨 등 다른 학생들에게 총 31차례 공유하기도 했다.
C씨 등 동급생들은 A씨 범행을 알면서도 촬영 장소에 동행하거나 촬영 직후 영상을 함께 확인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사건을 소년부로 송치해 보호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 당시 만 19세에 가까웠던 점 등을 고려해 형사재판을 이어갔다.
또 C씨 측은 단순히 현장에 동행했을 뿐 방조는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함께 이동하고 촬영물을 확인한 행위는 무형적·정신적 조력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 측은 피고인들을 엄벌해 달라는 내용 탄원서를 111장 제출했다.
박 판사는 "학교는 학생뿐 아니라 교원에게도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한다"며 "이 사건 범행 수법과 내용, 피고인과 피해자들 관계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는 영상물을 완전히 삭제하기 어렵고 유포 가능성도 커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성적 불쾌감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교육 현장에도 큰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들이 범행 당시 모두 미성년자로 매우 미성숙한 상태였고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