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하장에 폐현수막이 2.5톤은 쌓여 있어요. 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계속 들어오겠죠."
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중랑물재생센터 폐현수막 전용 집하장. 약 255㎡ 규모의 집하장에는 폐현수막을 담은 포대 30여개가 쌓여 있었다. 옆에는 현수막 설치에 사용된 나무 막대기 약 1500개가 무더기로 묶여 있었다. 한쪽에서는 지게차가 포대를 옮기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곳 집하장은 전체 수용량의 약 25%가 찬 상태였다. 다만 6·3 지방선거 현수막의 수거 작업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반입량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선거 때마다 사용되는 현수막 규모도 상당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에게 현수막 게시를 위한 표지를 배부하는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지역별로 △경기도 4898개 △서울 4095개 △경남 1849개 △전남 1688개 등의 표지가 배부됐다. 후보자가 문구 변경이나 훼손 등을 이유로 현수막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용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는 각 자치구가 수거한 폐현수막 가운데 자체 재활용이 어려운 물량이 모인다. 현수막 1개의 무게는 설치용 막대를 포함하면 약 1.2㎏, 현수막 원단만 따지면 약 400g 정도다.
센터 관계자는 "당선 감사 현수막도 보름 정도 게시되고 철거되기 때문에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폐현수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거 이후 반입량이 늘어나면 포대를 2단으로 쌓아 10톤까지 보관한다"고 말했다. 다만 물량이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경우 추가 공간을 활용해 최대 40톤까지도 수용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은 연평균 186톤이다. 이 가운데 52%는 매각 또는 소각 처리됐다. 폐현수막을 소각하면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만큼 환경 부담도 적지 않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이곳에 폐현수막 전용 집하장을 조성했다. 수거와 선별, 재활용 과정을 한 곳에서 관리하기 위해서다.
집하장 운영 이후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대선 기간 발생한 폐현수막 7.3톤 가운데 2.7톤이 이곳을 거쳐 부직포 원료 등으로 재활용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기업과 협력해 일부 폐현수막은 부직포 원료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며 "올해부턴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폐현수막을 다시 현수막 원단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폐현수막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은 총 4971톤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691톤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497톤 △대구 363톤 △전남 329톤 △인천 283톤 등의 순이었다.
폐현수막 발생량이 많다보니 재활용 비중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도 자체적으로 재활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경기도는 면적이 넓어 서울처럼 전용 집하장을 운영하기보다 각 지자체가 폐현수막을 처리하는 방식"이라며 "대신 민간기업과 협력해 무대 제작 자재나 업사이클링 의자 등 다양한 재활용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구 동구는 폐현수막으로 쓰레기 수거용 마대와 에코백을 제작했다. 경기 시흥시는 미술 수업용 '캔버스'로 재활용했다. 충남 아산시의회는 친환경 소재 현수막 사용과 재활용 활성화 조례안을 발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