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 승리 후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취재진 뒷담화 논란 때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축구 팬들은 "손흥민을 조롱한 기자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체코와의 경기를 2대 1로 승리했다.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낸 한국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이번 대회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을 갖는다.
그런데 국내 취재진은 체코전 승리 후 한국의 주장 손흥민의 소감을 들어볼 수 없었다. 손흥민은 체코전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그는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던 평소 모습과 달리 무표정을 유지한 채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소통할 것인지는 선수의 개인 의사에 달렸다. 공식 기자회견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가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해서 대한축구협회(KFA) 차원의 제재나 벌금 조처는 없다.
손흥민이 국내 취재진 인터뷰를 거부하는 이유는 지난 8일 있었던 뒷담화 사건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JTBC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한국 대표팀 훈련 영상에는 기자로 추정되는 두 남성이 손흥민을 조롱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누는 음성이 녹음됐다.
영상에서 한 남성은 손흥민을 향해 "주장이라고 소대장 뛰듯이 뛰는 건가"라며 "군대에서 (간부가) 뛰는 것처럼 뛰네"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남성은 "군대도 안 갔다 온 XX들이"라며 "군대의 군 자도 모르는 XX들"이라고 욕설 섞인 발언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JTBC 측은 문제의 발언이 삭제된 편집 영상을 다시 게재한 뒤 "영상 속 음성은 JTBC 취재진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손흥민 조롱 발언을 한 남성들이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월드컵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로 추정된다.
축구 팬들은 문제의 발언을 한 취재진이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담을 나눈 게 잘못은 아니나 그 내용이 공개돼 피해자가 생겼으면 사과하는 게 옳다", "사과하기 전까지 대표팀 선수 모두가 인터뷰 보이콧하라" 등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태 관련해 KFA도 지난 15일 "베이스캠프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미디어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KFA는 "문제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선수단에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겼다"며 "언론의 취재 활동과 미디어 역할을 존중하지만, 취재 현장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언론사와 취재진에게 배려와 책임있는 자세를 요청드린다"며 "협회는 선수단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건강한 취재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