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살해' 조재복 아내가 밝힌 전말…"막아선 날 밀치고 엄마 때렸다"

윤혜주 기자
2026.07.02 21:42
대구경찰청은 지난 4월 8일 '캐리어 시신' 사건 피의자인 26세 조재복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심의 결과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범행 증거가 충분한 점, 범죄 예방 등 공공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에 대한 필요성이 인정됐다./사진=대구경찰청 제공

장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복(26)의 재판에서 피해자의 딸이자 조재복의 아내가 "엄마가 죽을 것 같아 그만하라고 했지만 계속 때렸다"고 증언했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대구지법은 이날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재복에 대한 공판을 열고 조재복의 아내이자 숨진 여성의 딸인 A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A씨는 남편인 조재복을 '그 남자'라고 지칭하며 범행 당시 자신의 어머니가 숨지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A씨는 "엄마가 '그 남자'에게 폭행당해 틀니도 제대로 끼지 못한 채 식사를 했고, 밥을 흘리자 폭행이 시작됐다"며 "엄마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아 '그 남자' 앞을 막아섰지만 나를 밀친 뒤 발로 가슴을 찼다"고 했다.

이어 "쓰러진 엄마를 다시 폭행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손으로 때리다가 화가 많이 날 때 사용하는 청소기 봉으로 폭행을 계속했다"며 "엄마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걷지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 다음날 의식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침대 위에서 대변을 보자 '그 남자'가 엄마를 화장실까지 질질 끌고가 폭행했다"고 했다.

A씨는 "엄마가 반응하지 않아 병원에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그 남자'는 '병원에 가면 누가 때렸는지 알게 된다'며 신고하지 못하게 했다"며 "엄마가 숨진 걸 알고 놀라지도 않고 캐리어를 들고와서 안에 시신을 담아 신천에 유기했다"고 했다.

조재복의 폭행은 혼인신고 이후 시작됐다고 A씨는 증언했다. A씨는 "혼인신고 전에는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는데 이후 욕설과 폭행이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나를 때렸고 이후에는 엄마를 폭행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A씨는 "엄마와 함께 도망가려다 집 안에 설치된 홈캠에 적발된 적이 있다. '그 남자'는 자기 휴대전화로 홈캠 영상을 볼 수 있는데, 마이크로 우리에게 '어디 가느냐, 도망가면 건달을 불러 산 채로 묻겠다'고 협박해 도망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기초생활수급비는 '그 남자'가 계좌로 받아 관리했고, 나와 엄마 명의로 각각 대출도 받게 했다"며 "대출금과 친척에게 빌린 돈은 모두 '그 남자'가 가져가서 어디에 썼는지 모른다"고 했다. 경제적 지배도 당했다는 주장이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그 남자'가 무기징역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혼도 빨리 하고 싶다"고 했다.

반면 조재복은 "통장과 대출은 모두 허락을 받아 사용한 것이며, 강제로 가져간 것이 아니다"며 경제적 착취 의도를 부인했다. 조재복 측 변호인은 "함께 외출도 하고 영화도 보지 않았느냐"며 감금 상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조재복은 지난 3월 18일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50대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의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A씨도 시신 유기를 도와 함께 구속돼 수사를 받았지만, A씨는 남편의 지속적인 폭행과 강요로 인해 불가피하게 범행한 점이 인정돼 불기소 처분 후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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