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찍고 "나 만나줘" 351번 문자 집착...죽어서야 끝난 스토킹 악몽[뉴스속오늘]

전형주 기자
2026.07.11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3년 7월11일. '신당역 살인 사건' 피고인 전주환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주환은 스토킹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선고를 하루 앞두고 피해자를 찾아가 무참히 살해했다. 전주환이 2022년 9월14일 신당역 화장실 앞에서 1시간 10분 동안 대기하다 피해자를 따라 여자화장실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KBS

2023년 7월11일. '신당역 살인 사건' 피고인 전주환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주환은 스토킹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선고를 하루 앞두고 피해자를 찾아가 무참히 살해했다.

그는 1심에서 스토킹 혐의로 징역 9년을, 보복살인 혐의로 징역 40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다만 두 사건을 병합한 2심은 "교화에 상당한 의심이 든다"며 무기징역으로 형을 높였다.

입사 후 시작된 스토킹 악몽…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피해자는 흉기에 찔린 상황에서도 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했고, 이후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현장에 출동해 전주환을 붙잡았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에 붙잡힌 전주환은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 "피해자와 진행 중인 재판 과정에서 원한을 가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진=KBS

피해자 A씨는 서울교통공사 역무원으로, 전주환과 2018년 12월 입사 동기로 만났다. 악몽은 입사 1년여만인 2019년 11월 시작됐다. 전주환은 역사 내 화장실에서 A씨를 불법 촬영하고 이를 이용해 협박과 스토킹을 일삼았다. A씨에게 자신과 만남을 요구하며 351회에 걸쳐 문자메시지 등을 전송했다.

A씨는 2021년 10월7일 전주환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촬영물 등 이용 협박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튿날 전주환을 긴급체포했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 전주환은 A씨와 합의를 구실로 연락을 이어갔다. 이에 A씨는 2022년 1월 전주환을 스토킹 혐의로도 고소했고, 검찰은 같은 해 8월 결심공판에서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샤워캡까지 쓰고 기다렸다"
전주환이 2022년 9월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사진=뉴시스

전주환은 실형 선고가 예상되자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 내부망을 통해 A씨의 근무지와 일정, 집 주소 등을 확인한 뒤 5차례 집을 찾아갔다. A씨와 만나지 못한 그는 범행 장소를 A씨 근무지로 바꿨다. 그는 당시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직위 해제된 상태였지만, 직원 신분이 유지돼 회사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준비는 치밀했다. 동선을 감추기 위해 휴대전화 위치정보시스템(GPS)이 실제와 달리 인식되게 하는 어플을 사용했고, 인상착의를 바꿀 양면점퍼를 입었다. 피가 튈 것에 대비해 샤워캡과 장갑까지 썼다.

스토킹 혐의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2022년 9월14일 오후 7시. 전주환은 일회용 승차권을 구입해 A씨가 근무하는 2호선 신당역으로 이동했다. 그는 화장실 앞에서 1시간 10분 동안 대기하다 A씨가 여자화장실로 들어가자 뒤따라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흉기에 찔린 상황에서도 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했고, 이후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현장에 출동해 전주환을 붙잡았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에 붙잡힌 전주환은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 "피해자와 진행 중인 재판 과정에서 원한을 가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전주환 "여론 누그러질 때까지 선고 미뤄줘"
전주환이 2022년 9월 15일 서울 광진구 한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호송되는 모습./사진=뉴스1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주환은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진행된 스토킹 혐의 1심에서는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다. 전주환은 선고에 앞서 "선고 기일을 최대한 뒤로 미뤄달라"며 "지금 국민들의 시선과 언론 보도가 집중돼있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누그러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에서는 스토킹 혐의와 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병합해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으로 형을 늘리며 "피고인은 피해자 신고에 대한 보복을 동기로 재판 과정에서 극악한 추가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끔찍한 육체적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판시했다.

전주환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대법원은 2023년 10월 이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서울교통공사 책임론도
2022년 9월 20일 서울 중구 신당역 2호선 화장실 앞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장소./사진=뉴시스

사건 이후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측은 직위 해제된 직원이 별다른 제재 없이 내부 정보망에 접근할 수 있던 점, 전주환이 과거 음란물 유포에 따른 벌금형, 택시기사 폭행 등 전과가 있었지만 채용 결격사유 조회에서 걸러지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았다.

A씨 유족도 서울교통공사에 책임이 있다며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지난해 7월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교통공사가 A씨 부모에게 각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유족에게 유족급여 등을 지급했다. 이후 공단은 유족급여 1억9017만원에 대한 구상권을 전주환에게 행사했고, 법원은 지난해 7월 전주환이 공단에 유족급여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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