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尹 유죄·김건희 무죄...대법 선고 미룬 이유가

오석진 기자
2026.07.15 14:35

법조계 "이례적인 일 아냐…선고 직전까지 모든 요소 검토가 당연"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최지우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법원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 사건 선고를 미루기로 한 배경에는 최근 같은 사안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유죄로 선고된 것이 꼽힌다. 김 여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로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선고 연기가 이례적인 조치는 아니라며 하급심에서 판결이 갈리면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유죄·김건희 무죄…"꼼꼼히 볼 필요"

대법원은 15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상고심 선고를 오는 16일에서 오는 24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연기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 전 대통령 1심 유죄 선고와 관련해 판결문을 분석한 내용 등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니 시간을 달라는 요청을 대법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 사건에 대한 선고연기 요청 자체는 이례적인 건 아니다"면서도 "이번 사안은 특검이 판결문을 설명하겠다는 이유가 있어서 특수성도 있긴 하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도 특검팀의 연기 요청이 없었어도 상고심 선고가 그대로 진행되긴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대법관을 지낸 한 법조인은 "대법원에서는 이번처럼 하급심 판결이 갈린 부분을 포함해 선고와 관련된 사안은 전부 꼼꼼히 본다"며 "통상 선고 전에 판결문을 모두 써 놓지만, 사안이 아주 복잡한 경우 전날까지도 계속 고쳐나가는 경우가 있다. 선고 직전까지 오는 서류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의 연기신청이 없어도 대법원이 직권으로 연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사안은 특검이 대법원에 주의 환기 차원에서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연기 요청이 없었더라도 검토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법원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각 재판부가 독립되기 때문에 하급심 판결이 갈리는 것은 아주 흔하다"고 전제하면서 "보통 고등법원에서 교통정리가 되는데 대법원까지 가면 대법원은 당연히 더 신중하게 법리를 살핀다"며 "선고 연기가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22일 선고에도 영향주나

일각에서는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제3자에게 그 비용을 대납시켰다는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고 공판도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2일 나온다. 오 시장은 여론조사 비용의 대납을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과 달리 1심 재판부는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1심 그대로 확정되는 것도 아니고 상급심을 통해 변동될 여지가 있어서 1심 재판부가 다른 재판부 판결을 신중하게 검토해야할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받는 혐의는 같은 행위를 판단하는 것이지만 오 시장이 받는 혐의는 사실관계가 달라 굳이 선고일을 조정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지난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공범 관계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봤다.

이는 김 여사 사건을 담당한 1·2심 재판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판결이다. 명씨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1·2심이 모두 김 여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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