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계엄 증언 공방서 복당 견제로…'창당 응원' 발언에 보수 재편 신경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당시 행적을 둘러싼 사실관계 공방에서 시작된 충돌은 한 의원 복당 문제와 친한동훈계 대응, 보수 재편 주도권 논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한 의원의 당내 복귀가 가져올 파장을 견제하는 동시에 장동혁 대표 체제 이후 당내 공간을 넓히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15일 SNS(소셜미디어)에 한 의원 측과 친한계를 겨냥해 "창당할 때 친한계 '여의도 렉카'들은 배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 의원을 향해 "이제 우리 당에는 얼씬도 하지 말기 바란다. 혹시 창당을 생각하고 있다면 응원하겠다"고 한 데 이어 공세를 이어간 것이다.
안 의원은 "본질은 제 법정 증언의 사실 여부인데 이미 증거가 확실하니 엉뚱한 마타도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같은 당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당 밖의 사람을 위해 인신공격과 중상모략을 퍼붓는 것은 물론 공상에 낚여 '누가 기자회견을 시켰다'는 식의 소설까지 쓰는 모습은 애잔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2026.07.13.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1516124160977_2.jpg)
양측 충돌의 출발점은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이다. 안 의원은 지난 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공지한 인물이 한 의원이라고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에 한 의원은 국회 봉쇄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당사에 머문 뒤 의원들을 규합해 국회로 갔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안 의원은 한 의원의 계엄 해제 역할을 두고도 "왜 그날의 역사가 오직 한동훈 한 사람의 영웅서사가 돼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이 당 밖에 있는데도 이 정도인데, 그가 복당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불 보듯 뻔하다"며 "완장을 달고, 한 의원의 입장과 조금만 어긋나면 공격해야 할 사람으로 낙인찍고 조리돌림을 할 것이다. 당 전체는 계파 갈등과 소모적 내전에 빠질 것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수 및 우파 시민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의 연쇄 공세를 단순한 감정싸움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 거취 논란과 친한계 징계 문제, 전당대회 룰 논의가 맞물린 상황에서 한 의원의 복당은 국민의힘 내부 역학을 흔들 수 있는 변수다. 안 의원이 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먼저 쟁점화한 데에는 계엄 당시 행적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친한계 확장에 대한 견제, 포스트 장동혁 국면에서의 정치적 공간 확보라는 계산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안 의원의 최근 발언에 대해 "포스트 장동혁의 주자로 본인이 야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안철수 의원은 '포스트 장동혁의 임자는 난데'라는 차원에서 한동훈 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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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이 장 대표 체제나 강성 당원층과 직접 결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다만 한 의원 복당에 부정적인 당내 여론과 친한계에 대한 피로감을 자극하면서 비한동훈 진영 내 독자적 공간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한 의원이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정치적 생환에 성공한 만큼, 복당 문제가 현실화하면 당내 주도권 구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친한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안 의원을 향해 "어딘가에 또 잘못 쓰임을 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일종의 숙주 정치에 잘못 발을 담근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장 대표 주변을 호위하는 사람들이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을 옹호하고 한 의원을 폄훼하는 얘기들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당내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 시점이 장 대표 거취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장 대표가 사퇴 요구를 일축한 채 당권을 유지하고 있고, 친한계 징계 문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 의원의 즉각 복당은 당내 충돌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복당 논의가 장기화할수록 장 대표 체제 이후 권력 구도와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의 공세가 이 지점과 맞물린다고 본다. 한 의원의 복당 자체를 막기 어렵더라도 복당 전부터 견제선을 세워두면 향후 당내 경쟁 국면에서 반한동훈 표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수 재건과 당내 통합을 앞세운 친한계의 복귀 명분에 맞서 안 의원은 한 의원 복당이 계파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프레임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안 의원과 한 의원의 공방은 계엄 당시 행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넘어 국민의힘의 보수 재편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라며 "장동혁 체제의 지속 여부, 친한계 징계, 전당대회 룰, 한 의원 복당 시점이 맞물리면서 '포스트 장동혁' 국면도 예상보다 일찍 열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