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안' 자랑했다가...하영 증조부, 친일인명사전 등재 검토 가능성

차유채 기자
2026.08.13 11:09
배우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이 있던 의사 안상호인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친일인명사전 등재를 검토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사진은 배우 하영. /사진=이동훈 photoguy@

배우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이 있던 의사 안상호인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친일인명사전 등재를 검토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처장은 지난 12일 KBS와 인터뷰에서 "안상호의 대표적인 친일 행적이 있다"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909년 서울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추도하는 모임이 열렸는데, 여기에 이름을 올린 것이 첫 번째 친일 행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정친목회에도 평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며 "대정은 '다이쇼 일왕'의 연호로, 대정친목회는 단체명에 이를 넣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정친목회의 목적은 내선융화로, 일본인과 조선인이 하나로 융화해 하나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식민 지배에 앞장선 단체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학자 심용환이 "특정 단체에 가입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한 데 대해서는 "(안상호는) 내선융화에 앞장선 사람"이라며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없다고 해서 친일파가 아닌 것은 아니다. 경중이 다를 뿐, 팩트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발간 이후에도 관련 자료를 조사하며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추가적인 친일 행적이 확인될 경우 안상호의 수록 여부를 다시 심의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은 친일인명사전 이미지.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방 사무처장은 "친일인명사전에 4389명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데, 일제강점기 35년 동안 너무나 소수의 명단만 올라갔다"며 "정부가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와 친일 문제를 연구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억압·탄압했던 시기가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친일 행적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상호를 포함해 다른 친일파들 행적이 발견되고 있다"며 "친일인명사전 등재 기준은 적극성, 지속과 반복이다. 안상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극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등재가 되지 않은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친일이라는 행적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발간 이후에도 관련 자료를 조사하며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추가적인 친일 행적이 확인될 경우 안상호의 수록 여부를 다시 심의할 가능성도 있다.

'연좌제' 논란에 대해서는 "당연히 반대한다"면서도 "자신의 조상이 명백한 친일 행위를 했는데도 이를 정당화하거나 부정한다면, 그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히 질책하고 사과를 받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하영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4대째 의사 가문'이라는 집안 내력을 언급했다가 그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친일' 논란이 일었다.

하영은 결국 12일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오는 14일 예정됐던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인터뷰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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