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인 본딩와이어와 솔더볼의 납품 가격·거래 조건을 경쟁사들과 담합한 혐의를 받는 코스닥 상장사와 전·현직 대표이사 등 임직원 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총 3476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담합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회사 부동산을 추징보전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소정수)는 13일 코스닥 상장사 엠케이전자와 전·현직 대표이사 등 임직원 5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엠케이전자는 금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시장 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자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들과 본딩와이어와 솔더볼의 납품 가격 인상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거래처가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 경쟁사들과 공동으로 대응해 가격을 동결하기로 합의한 혐의도 있다.
본딩와이어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가느다란 금속선이다. 솔더볼은 반도체 칩과 기판을 전기적·물리적으로 연결하는 작은 금속구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본딩와이어 3069억원, 솔더볼 407억원 등 총 3476억원이다. 본딩와이어 담합은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솔더볼 담합은 2024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엠케이전자가 담합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을 12억2000만원으로 보고 회사 소유 부동산을 추징보전했다. 추징보전은 향후 법원이 범죄수익을 추징할 경우에 대비해 피고인이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미리 묶어두는 절차다. 법원은 지난달 31일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검찰 관계자는 "가격 담합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전제범죄로 보고 재산을 추징보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검찰이 직접 수사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해 기소한 사건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원칙적으로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확인한 뒤 공정위에 검찰총장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법령 개정으로 오는 10월2일 이후에는 검찰이 장기간 수사 역량과 노하우를 쌓아온 담합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며 "철저한 공소 유지와 범죄수익 환수를 통해 담합을 근절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엠케이전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현재 입장을 정리하고 있고 향후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