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행동의 파장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침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누구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안혜진(28)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1일 FA 계약 결과를 알렸다. 협상 기간의 마감과 함께 최종 FA 계약 결과를 공개했는데 안혜진은 서울 GS칼텍스 동료였던 우수민, 대전 정관장의 안예림 등과 함께 미계약자로 남았다.
우승 세터 안혜진은 지난 16일 음주운전을 하던 중 경찰에 적발돼 조사를 받았다. 이후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자필 사과문도 올렸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며,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이 여파로 18일 발표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에서도 제외된 안혜진은 FA 시장에서도 철퇴를 맞았다.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한국의 4강 진출에 기여한 주전 세터였던 안혜진은 최근 잦은 부상으로 주춤했으나 올 시즌 후반기 맹활약하며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가치를 끌어올리던 상황이라 스스로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안혜진은 최소 2년간 국가대표로 뛸 수 없게 됐다. 대한체육회 및 배구협회 규정상 음주운전으로 5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3년, 500만원 미만이면 2년간 국가대표 자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무적 신세로 시즌을 보내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인해 선수 생활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23명의 선수 중 18명이 계약을 맺었는데 타 팀으로 이적한 건 정관장에서 뛰었던 미들블로커 정호영(인천 흥국생명) 단 한 명뿐이었다. 보수 총액 5억 4000만원(연봉 4억 2000만원, 옵션 1억 2000만원)에 팀을 옮겼다.
A그룹이었던 정호영을 데려간 흥국생명은 전 시즌 연봉 200%와 보호선수 1명 혹은 전 시즌 연봉 300%를 정관장에 건네야 한다.
최고 규모의 계약은 정호영과 함께 수원 현대건설에 잔류한 세터 김다인으로 5억 4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미아가 되며 은퇴를 선언한 뒤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해설위원으로 변신을 했던 표승주는 보수총액 2억원(연봉 1억 6000만원, 옵션 4000만원)에 정관장과 계약한 뒤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흥국생명은 그 조건으로 정관장과 202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2라운드 지명권을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