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쿼터를 투수가 아닌 내야수로 채웠다. 사실상 파격적인 단독 승부수였다. 그 주인공은 호주의 제리드 데일(26). 그러나 결국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방출 통보를 받게 됐다. 이제 KIA는 새로운 아시아쿼터 선수를 영입할 예정이다. 일단 과거 KBO 리그에서 활약했던 시라카와 케이쇼(25)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KIA 구단은 26일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이에 따라 KIA는 조만간 새로운 아시아쿼터 선수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처음 KBO 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 KIA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이 모두 아시아 쿼터로 투수 영입을 마친 가운데, KIA만 움직임을 달리했다. 단독으로 내야수를 발탁한 것. 총액 15만 달러(한화 약 2억 2600만원)를 투자하며 데일을 영입했다.
사실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주전 붙박이 유격수로 활약했던 박찬호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으며 두산 베어스로 이적,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KIA는 심사숙고한 끝에 최종적으로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데일과 손을 잡았다.
호주 멜버른 출신의 데일은 개막 전 많은 기대감을 모았다. 그는 지난 2016년 호주 ABL의 멜버른 에이시스에서 처음 프로 무대를 밟았다. 미국 무대도 경험했다.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뒤 트리플A 2시즌을 포함해 총 6시즌을 뛰었다. 지난 시즌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즈에 육성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입단, 2군에서만 4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7, 35안타 2홈런, 14타점 12득점의 성적을 냈다. 지난 3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도 호주 국가대표로 출전한 데일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무대와 연을 맺지 못했다. 시범경기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였다. 시범경기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129(31타수 4안타), 1볼넷 5삼진 2득점의 저조한 성적을 낸 것.
정규시즌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일이다. 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6(117타수 30안타) 1홈런 2루타 4개, 6타점 20득점, 13볼넷 14삼진, 장타율 0.316, 출루율 0.328, OPS(출루율+장타율) 0.644, 득점권 타율 0.174의 세부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실책을 9개나 범하면서 고개를 숙인 적이 많았다.
물론 야구를 대하는 태도는 늘 진심이었다. 사령탑인 이범호 KIA 감독은 데일에 관해 "참 감사한 선수다. 데일은 방망이도 정말 짧게 잡고 어떻게든 (출루를 위해) 나가려고 한다. 안타를 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 모습이 우리 팀 국내 선수 중에서도 빨리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는 것에 관해 고민하는 것을 보면, 경기에 대한 집중도가 굉장히 높다. 리그에 적응하면 할수록 본인이 가진 색깔의 야구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데일은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 11일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향했다. 말소되기 전 시점 기준, 당시 최근 10경기 데일의 성적은 타율 0.138(29타수 4안타). 데일이 주춤하자 KIA 공격의 흐름이 자주 끊겼다. 그래도 2군으로 내려간 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64(22타수 8안타) 1타점 7득점, 2루타 1개, 1볼넷 2삼진, 장타율 0.409, 출루율 0.391의 성적을 올렸지만, 끝내 KIA 유니폼을 벗게 됐다.
한편 데일의 퇴출과 함께 KIA는 새로운 아시아쿼터로 투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시라카와다. KIA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시라카와 영입에 관해 "현재 협상 중인 건 맞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메디컬 테스트 등의 최종 세부 절차에서 큰 이상이 없다면 KIA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시라카와는 지난해 SSG 랜더스를 통해 처음 KBO 리그 무대를 밟은 뒤 두산으로 이적했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소속 에이스로 활약했던 시라카와는 2024시즌 12경기에 등판, 4승 5패 평균자책점 5.65를 마크했다. 총 57⅓이닝 동안 59피안타(6피홈런) 33볼넷 3몸에 맞는 볼, 46탈삼진, 41실점(36자책)의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