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도 선임이 무산됐던 제시 마치(53·미국) 캐나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는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하기도 전에 다음 월드컵까지 계약이 연장된 그야말로 '파격 재계약'이다.
캐나다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간) "마치 감독과 2030 FIFA 월드컵까지 계약을 연장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치 감독은 지난 2024년 5월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캐나다 지휘봉을 잡아 당초 이번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마치 감독 부임 이후 캐나다 축구 대표팀의 성적과 발전 방향을 지켜본 캐나다축구협회는 북중미 월드컵 성적과 무관하게 다음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하는 결단을 내렸다.
캐나다축구협회는 "지난 2024년 부임 이후 마치 감독은 남자 국가대표팀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시스템이나 전술뿐만 아니라 선수들과의 개인 관계, 이중 국적 선수 영입을 통한 선수층 확대, 캐나다 축구 발전 기여 등 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번 재계약은 북중미 월드컵 이후에도 캐나다 축구가 꾸준하게 성장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운영뿐만 아니라 성적도 좋았다. 마치 감독 체제에서 캐나다 축구대표팀은 12승 12무 5패, 37득점·23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선 4강까지 올랐다. 50위였던 캐나다의 FIFA 랭킹은 마치 감독 부임 이후 한때 26위까지 올랐다. 4월 기준 FIFA 랭킹은 30위다. 이에 캐나다축구협회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다음 월드컵까지 마치 감독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마치 감독은 캐나다축구협회를 통해 "처음부터 이 대표팀과 이 나라, 그리고 이 프로젝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 캐나다는 이 세대의 선수들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믿고 있고, 캐나다 전역의 축구 발전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고 선수들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 장기 계약을 체결하게 돼 그래서 더 기쁘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카타르, 스위스와 함께 조별리그 B조에 속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 앞선 두 차례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탈락했다. 마치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경질 이후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박주호 당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논란 끝에 홍명보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