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엘살바도르를 1-0으로 제압했다. 앞서 트리니다드토바고전 5-0 대승에 이어 미국 사전캠프 평가전 2연승이다. 전력 차가 워낙 컸던 팀들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가운데, 외신은 경기 내용이나 결과보다 홍명보호 '트릭'에 더 관심을 보였다.
글로벌 매체 ESPN의 남미판 ESPN 데포르테스는 4일(한국시간) "한국 대표팀의 엘살바도르전 승리는 결과 외에도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바로 선수들이 평소와 다른 등번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것"이라며 "손흥민(LAFC)도 이날 후반 교체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7번이 아닌 13번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발표된 월드컵 등번호가 아닌 생소한 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섰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4번이 아닌 2번을 달았고, 이재성(마인츠05)도 10번 대신 8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조규성(미트윌란)은 9번 대신 14번을, 황희찬(울버햄프턴)도 11번이 아닌 20번을 각각 달았다. 앞서 홍명보호는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전 역시도 평소와 다른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선 바 있다.
월드컵 직전인 만큼 각 팀들의 전력 분석이 치열해진 가운데, 한국을 분석하는 다른 팀들에 '혼선'을 주겠다는 의도다. 물론 과거와 달리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최근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홍명보 감독은 이번 사전 캠프 훈련 내내 등번호 트릭을 유지했다. ESPN은 "한국은 이미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도 기묘한 전략을 꺼낸 바 있다. 상대 분석관들의 전력 분석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낯선 등번호를 달고 뛴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축구 역사에 이같은 '등번호 트릭'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도 신태용 감독이 비슷한 트릭을 활용한 바 있다. 그나마 당시엔 손흥민이나 기성용 등 이미 잘 알려진 선수들의 등번호를 유지했으나, 나머지 선수들의 등번호에 변화를 줬다. 매체는 "당시 신태용 감독은 '전력 노출을 피하고 선수들을 쉽게 인지할 수 없도록 등번호를 계속 바꿔왔다'고 밝힌 바 있다"며 "8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다시 한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영리한 이 트릭을 다시 꺼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국은 미국 유타주의 BYU 사우스 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이동경(울산 HD)의 프리킥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엘살바도르를 1-0으로 꺾었다. 약 2주간의 미국 사전 캠프 훈련을 마친 홍명보호는 '결전지' 멕시코로 이동한다.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일정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체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25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