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아니라서, 그 선수들이 훨씬 잘 친다."
75경기 23홈런. 2018년 데뷔 후 가장 빠른 페이스다. 그러나 강백호(27·한화 이글스)는 큰 욕심 없이 4번 타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더 무게를 뒀다.
강백호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 2방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팀의 8-1 대승을 이끌었다.
3경기 연속 홈런과 함께 최근 7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어느덧 23홈런으로 이 부문 1위 오스틴 딘(LG·27홈런), 2위 김도영(KIA·26홈런)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10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될 때까지만 해도 수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으나 이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75경기에서 타율 0.324(290타수 94안타) 23홈런 85타점 50득점, 출루율 0.392, 장타율 0.621, OPS(출루율+장타율) 1.013, 득점권 타율도 0.417에 달한다.
특히 이날 활약은 눈부셨다. 선발진의 팽팽한 투수전 속에 0-0으로 맞서던 6회초 라클란 웰스의 시속 144.6㎞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좌월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1-0으로 앞서가던 8회초에도 1사 1,3루에서 김진성의 바깥쪽 높은 코스의 공을 밀어쳐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했다. 9회말엔 2사 3루에서 이상영의 슬라이더를 노려 다시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겼다.
경기 후 강백호는 "사실 운이 좋았다. 첫 번째 홈런은 전력분석팀에서 웰스의 높은 패스트볼을 잘 공략해야 칠 수 있다고 말해주셨고 그걸 공략해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두 번째 홈런은 뒤에서 눌러서 맞았다. 그 전 타석에 제가 좋은 코스에 들어온 공을 잘 밀어때렸고 이상영 선수가 왼손 투수이기도 하고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공을 치려면 어떻게 쳐야 될까 생각했을 때 밀어쳐야겠다 생각했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춘 게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강백호의 데뷔 후 최다 홈런은 신인 때인 2018년의 29개였다. 아직 30홈런이 없다. 40홈런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홈런왕에도 도전할 만한 기세다.
그러나 강백호는 "저는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아니다. (오스틴, 김도영)그 선수들이 훨씬 더 홈런을 잘 친다. 저는 제 자리에서 이글스가 이길 수 있는 경기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며 "겸손이 아니다. 정말로 그 선수들이 저보다 홈런을 잘 친다. 저는 그렇게 홈런을 잘 치는 타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강백호는 "2024년에도 저는 미친 페이스라고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였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올해는 홈런 생각을 그때처럼 많이 하고 있지 않다. 타석에서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걸 가장 먼저 포커스를 잡았고 운이 좋게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4년을 잊을 수 없다.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0.315 22홈런 66타점을 날리며 앞선 두 시즌의 부진을 완벽히 털어내는 듯 했지만 후반기 극심한 하락세를 타며 59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추가해 26홈런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성숙해졌다. 강백호는 "그때보다는 실력적으로 더 나은 선수가 됐다고 생각한다. 투수와 싸우는 멘탈이나 경험도 많이 찼고 어려운 시즌들을 몇 번 보내다 보니까 어떤 상황에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많이 배웠다. 그걸 지금도 매 경기 배우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전했다.
30홈런을 목표로 나선다. 강백호는 "30개는 치고 싶다. 30개를 못 쳐봤다. 30홈런에 타율 4할, 100타점을 해보고 싶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며 "저에게는 수치가 중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한화에서) 첫해에 제 커리어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고 아직 나이도 어리고 다치지만 않으면 선수 생활이 길다고 생각을 해서 앞으로의 더 많이 성장해야 될 것 같다. 매년 커리어 하이를 쓸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