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직후 공석이 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 후보에 하비에르 아기레(68·멕시코)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과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과 사제의 연을 맺었던 사령탑이자, 이강인을 가장 잘 활용했던 감독이기도 하다.
멕시코 매체 SDP 노티시아스는 10일(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멕시코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아기레 감독이 벌써 차기 행선지 제안을 받고 있다. 처음으로 공개된 팀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라고 폭스스포츠 멕시코판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의 멕시코판 역시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체제의 북중미 월드컵 체제 실패 이후 경험 많은 새 감독을 찾고 있고, 아기레 감독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과거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이강인과 인연이 협상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아기레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측 제안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감독 은퇴 역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에 그친 뒤 조 3위로 밀렸고,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32강 진출권도 획득하지 못한 채 탈락했다. 이후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했고, 이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축구 대표팀 감독과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스페인) 전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한국 감독직에 실제 관심을 보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강인과 인연이 깊은 아기레 감독의 이름이 외신을 통해 처음으로 언급됐다. SDP 노티시아스는 "대한축구협회는 앞으로 며칠 내로 아기레 측과 접촉해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면서 "한국의 핵심 선수인 이강인이 아기레 감독 설득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강인과 아기레 감독은 마요르카에서 사제의 연을 맺으며 매우 가깝게 지냈다. 이강인이 먼저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이적한 뒤, 아기레 감독이 뒤늦게 부임했다. 감독과 선수로서 풀타임을 함께 보낸 건 2022~2023시즌인데, 당시 이강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6경기 6골 6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유럽 최강팀인 PSG로 이적했는데, 당시 사령탑이 바로 아기레 감독이다.
지난달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 맞대결 당시에도 가까웠던 사제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오랫동안 돌봤다. 친자식처럼 키우다시피 한 아주 사랑스러운 친구"라며 "경기장에서 나에게 다가오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농담을 건넸다. 머리 스타일이 그게 뭐냐고 한마디 해줬다. 아주 인상적인 브리지를 넣었더라"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물론 아직 대한축구협회가 본격적으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 등에 관한 절차를 시작하지 않은 데다, 국내가 아닌 멕시코 현지에서 나온 보도인 만큼 실제 접촉 가능성 등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한국축구 전술의 무게 중심이 이강인으로 쏠리기 시작했고,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을 가장 잘 활용했던 감독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