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장 아르센 벵거(77) 전 아스널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한 아시아 국가들의 부진 원인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글로벌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 중인 벵거는 9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아시아팀들은 이번 대회에서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경기 강도와 템포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기술은 물론 스피드에서도 타 대륙 팀과 경쟁할 충분한 힘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9개국 중 16강 무대를 밟은 팀은 전무하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국가는 일본과 호주 두 팀뿐이었으며 이마저도 32강전에서 각각 브라질(1-2 패)과 이집트(승부차기 2-4 패)에 패했다.
당초 유럽파 중심의 한국과 A매치 선전을 펼친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돌풍이 예상됐으나 결국 대륙 간 실력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조기 탈락했다.
벵거는 이번 대회 우승국으로 조국 프랑스를 꼽았다. 그는 "내가 프랑스인이라서가 아니라 참가국들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결과"라며 "경쟁 팀들이 킬리안 음바페 등을 앞세운 프랑스의 속도와 기세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로는 스페인을 지목했다. 벵거는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우승 가능성을 일축하며 "현재 프랑스를 이길 수 있는 팀은 세계 어느 팀도 갖지 못한 조직력과 전술적 성숙도를 갖춘 스페인뿐"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술적인 부분은 스페인이 앞서지만, 피지컬 측면에서는 프랑스가 더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프랑스는 8강전에서 모로코를 2-0으로 제압하며 가장 먼저 준결승에 안착했다. 프랑스가 4강에 진출함에 따라 라민 야말과 미켈 오야르사발을 필두로 한 스페인과 격돌할 가능성도 커졌다. 결국 향후 경기 체력 유지와 깊은 선수층이 우승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