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도 경기를 강행했으나 사달이 났다. 관중이 쓰러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가 격돌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막판 양 팀 타선이 폭발하며 화끈한 볼거리를 제공한 끝에 SSG의 10-8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정작 결과보다 더 시선을 끄는 일이 발생했다.
9회초를 앞두고 SSG를 응원하던 한 관중이 쓰러졌다. 이를 확인한 심판은 한참 동안 상황을 파악했고 이후 구급대원이 해당 관중을 향해 다가가 응급 조치를 취했다.
경기는 중단됐다.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조병현은 연습 투구까지 마쳤지만 결국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관중석에서도 응원이 멈췄다.
SSG 구단에 따르면 "온열 질환으로 인해 쓰러졌다. (8회말) 안상현을 응원한 기억까지 있고 이후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안상현은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를 날린 뒤 득점까지 성공했다.
구단에 따르면 쓰러진 관중은 신체 건강한 25세 남성이었다. 주변 관람객의 신고 직후 안전요원 팀장이 현장에 도착해 환자의 의식이 없음을 확인했고 즉시 119 신고와 함께 기도를 확보했다. 심정지로 추정돼 현장에서 약 20초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뒤 이후 도착한 자동심장충격기로 1회 전기충격을 가했다. 119의 가이드에 따라 현장에서 신속하게 응급 대응을 이어갔다.
SSG 구단은 "빠른 조치로 환자분은 현장에서 의식을 회복했다"며 "현재 구단 담당자 동행하에 길병원으로 이동해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중단 결정은 심판의 재량에 의한 것이었다. 관중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는 위급한 상황이었기에, 심판진이 이를 중대한 응급 상황으로 판단해 신속히 경기를 중단 조치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가 재개됐고 SSG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관중들도, 선수들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 SSG는 평소 승리시 진행되던 각종 이벤트를 생략했다.
그러나 설사가상으로 그 사이 팬 한 명이 추가로 쓰러졌다. 경기 후 대부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갔지만 해당 관중과 동행한 이들은 응급 조치를 받기 위해 한참 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이밖에도 경증 온열 질환을 나타내 구단에 도움을 요청한 관중도 무려 23명에 달했다. 구단은 즉각적으로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포도당 등 조치를 취했다.
SSG는 "구단은 해당 관람객의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O는 이날 최근 지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부터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기상청 특보 단계에 맞춘 경기 운영 세칙을 정립·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기상청 기준 일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내리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될 경우, KBO는 경기 당일 오후 1시 전까지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 KBO 측은 폭염중대경보 발효 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경기를 취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기준에 따라 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KIA 타이거즈-KT 위즈)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 경기가 폭염 취소됐다.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최고 영상 36.6도에 달했지만 폭염중대경보 기준엔 미치지 못해 경기가 강행됐으나 관중이 쓰러지는 사태가 벌어지며 KBO가 세운 규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점검을 해야한다는 문제 의식이 피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