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부천FC는 주전 골키퍼가 쓰러졌지만 골문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기회를 잡은 백업 골키퍼 김현엽(25)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빈자리를 든든하게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은 지난달 19일 FC서울과 홈경기에서 대형 악재를 맞았다. 주전 골키퍼 김형근이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해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당시 교체 아웃된 김형근은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예상보다 결장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영민 부천 감독은 지난 1일 강원FC전을 앞두고 "처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는 큰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다친 부위에 계속 통증을 느끼고 있다"며 "김형근은 조금 더 쉬어야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형근은 올 시즌 부천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온 주전 골키퍼다. 지난 5월 전북현대와 홈경기에서는 상대의 슈팅 26개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인생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부상 이탈은 부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부천은 김형근이 빠진 최근 3경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버텨내고 있다. FC안양전에서 난타전 끝에 2-3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인천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긴 데 이어 직전 강원 원정에서는 3-0 완승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김형근의 빈자리를 메운 김현엽이 있었다.
김현엽은 2024시즌 당시 K리그2에 있던 부천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시즌에는 리그 3경기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1경기를 뛰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형근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출전 기회를 잡았고, 김현엽은 이를 놓치지 않으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올해 김현엽은 벌써 리그 7경기에 나섰다.
특히 직전 강원전이 인상적이었다. 한 차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이후 여러 차례 선방을 펼치며 끝까지 무실점을 지켰고, 부천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활약을 인정받은 김현엽은 포지션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로 구성된 K리그1 21라운드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현엽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김)형근이 형이 빠진 빈자리에 제가 팀에 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아 한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이영민 감독님과 코치진, 그리고 팀 동료들이 옆에서 좋은 말씀과 응원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더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11 선정에도 김현엽은 자신보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제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비수들을 비롯한 팀 동료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앞에서 잘 막아준 덕분에 제가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제 김현엽의 시선은 개인 활약이 아닌 부천의 K리그1 잔류를 향한다. 그는 "앞으로도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매 경기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팀이 K리그1에 꼭 잔류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