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조건도', '모자른(란) 운영 조건도 나가'.
인천 유나이티드와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3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16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경기 시작을 앞두고 인천 팬들로 가득 찬 인천 서포터스석에선 '어김없이' 걸개가 내걸렸다. 조건도 대표이사의 '퇴진'을 촉구하는 분노의 걸개였다. 이날뿐만이 아니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코리아컵 3라운드 김포FC전에선 '의혹 해명해라 조건도', 그전 26일 부천FC전에선 '내부 비리 조건도는 나가라', '쌍팔년식 경영! 조건도' 등 팬들의 날 선 현수막이 잇따라 펼쳐진 바 있다. 여기에 지난달 김포전 이후 약 20일 만에 인천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조건도 대표이사를 향한 팬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경기장을 채운 것이다.
최근 조건도 대표이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거듭 터져 나온 데 따른 팬들의 분노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조건도 대표이사는 최근 개인 일에 직원을 무단으로 동원했다는 의혹부터 시의회 의장 아들의 인턴 채용 의혹,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유스 지도자 동원 등 각종 갑질 의혹의 중심에 섰다. 심지어 최근엔 이사회 의결 없이 자신의 연봉을 수천만원 '셀프 인상'시켰다는 의혹도 받았다.
급기야 최근 구단 이사회에서는 그동안 조건도 대표이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까지 착수키로 했다. 구단 초유의 사태다. 구단 감사 이사가 총괄하는 특별감사는 인천시와 협의를 거쳐 조만간 감사팀 구성과 감사 방식 등이 정해질 예정이다. 거센 퇴진 압박을 받는 조건도 대표이사는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버티고 있지만, 특별감사를 통해 각종 의혹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될 경우 거취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관건은 특별감사가 얼마나 신속하고, 또 객관적으로 진행되느냐 여부다. 감사팀 구성부터 감사 방식, 기간 등 협의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 원활한 특별감사를 위해서는 조건도 대표이사에 대한 직무정지부터 이에 따른 직무대행 선임 등 절차들도 필요하다. 그나마 인천 구단주인 박찬대 인천시장이 인천 팬들에게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처분과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대책 없는 조건도', '모자른 운영 조건도 나가' 등 현수막이 경기장에 내걸린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도 조건도 대표이사는 경기장을 찾아 팬심을 확인했다. 이미 앞선 홈경기들 역시도 조 대표이사 앞에서 팬들의 걸개가 내걸렸고, 앞으로 열리는 홈경기마다 조 대표이사를 압박하는 성난 팬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구단 한 관계자는 "인천 팬들은 물론 구단 내부, 인천시 등에서도 모두 조건도 대표이사에게 등을 돌렸다. 사실상 홀로 궁지에 내몰린 분위기"라면서도 "그럼에도 스스로 물러날 것 같은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특별 감사 결과 등에 따라 불명예 퇴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